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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실화 영화’①] 비슷하면 ‘득’이지만, 차이 나면 ‘독’
입력 2014-03-10 13:52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실화이기에 감동은 배가 되고, 당시의 느낌을 그나마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2013년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을 시작으로 ‘숨바꼭질 ‘소원 ‘집으로 가는 길 ‘변호인까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폭발적인 인기를 받았다. 특히 2014년 첫 천만 관객 동원작 ‘변호인은 1095만9540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실화 영화를 향한 높아진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뒤를 이어 2014년에도 실화 영화는 끊임없이 제작, 개봉되고 있다. ‘들개들을 비롯해 ‘또 하나의 약속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모뉴먼츠 맨-세기의 작전 ‘아메리칸 허슬 ‘신이 보낸 사람 ‘해피엔딩 프로젝트 ‘탐욕의 제국 ‘폼페이-최후의 날 ‘노예 12년 ‘만신 ‘다이애나 ‘원챈스 ‘필로미나의 기적 등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났거나 만날 준비를 마쳤다.

실화 영화는 그 당시 이슈가 됐던 사건이나 이야기 등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갑고 듣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해 한마디로 금상첨화다. 현재 작품성과 흥행성으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노예 12년, 왕세자비가 아닌 사랑을 원하는 한 여자 다이애나를 그린 ‘다이애나, 노래에 살고 노래에 죽는 오페라 가수 폴포츠의 기상천외한 인생기를 담은 ‘원챈스, 18시간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시 폼페이에 손잡은 인간 화석에서 영감을 얻어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폼페이-최후의 날 등은 실제 인물 및 사건과 극중 인물, 사건을 비교 분석하는 재미가 쏠쏠하기까지 하다.

새로운 내용의 영화보다 실화 소재의 영화는 이미 한번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기에 영화화될 경우, 일정한 관객층 유지가 가능하다. 때문에 위험 부담이 적으며 흥행에 대한 조바심이 비교적 낮다. 실화만이 가진 진정성, 공감대 형성 등의 묘한 마법은 관객들을 저절로 극장으로 초대한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하듯. 실화 영화에도 단점은 있다.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에 너무 많은 것을 더하려 하다보면, 도리어 힘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고, 더 나아가 거부감까지 들수 있다. 기존에 나온 작품을 토대로 작품을 제작할 경우, 창의성 발달 및 새로운 스토리와 콘텐츠 발전을 더디게 할 수도 있다.

2014년 1월 23일 개봉한 ‘들개들은 2012년 전북 무주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소녀를 수년간 성폭행한 주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잔혹한 현실에 대한 고발과 장애인을 향한 대중들의 편견을 신랄하게 고발해 적잖은 충격을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조금은 불편한 내용이지만 모두가 알고 있고 알아야 되는 실화를 그렸기에 어느 정도의 관객층은 보유될 듯했다. 하지만 1615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소박한(?) 관객수를 동원, 감독에게나 관객에게나 씁쓸함만을 남겼다.

평생을 함께해준 아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그녀를 위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집을 지어주려는 89세 캐나다 노신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해피엔딩 프로젝트 역시 2966명의 관객을 동원, 실화 영화가 무조건 관심 받고 흥행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렸다.

물론 두 작품 모두 다양성, 독립 영화로 구분되지만 알려야 되는 실화를 소재로 했음에도 ‘또 하나의 약속(48만7256명) ‘신이 보낸 사람(37만5224명) ‘폼페이-최후의 날(121만3320명)보다 낮은 관객수라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포스터
‘들개들은 성폭행 당한 소녀의 이야기보다는 가해자인 마을 주민과 새로운 인물이자 소녀를 구해주는 인물의 총격, 추격전이 강조됐고 이점이 실화와 영화 속 거리감을 조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피엔딩 프로젝트는 잔잔하고 소소한 감동을 안기는 건 실화와 같지만, 다소 질질 끄는 듯한 부분이 있어 관람 포인트를 놓치게 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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