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새누리의 굴러온 돌과 박힌 돌…'박정희市' 논란
입력 2014-03-10 08:00  | 수정 2014-03-10 08:28
(오프닝)
3월 10일 월요일 뉴스의 맥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 후보들 간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경북지사에 출마한 한 새누리당 후보가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겠다고 공약해 논란입니다. 육사가 생도의 음주와 흡연 등을 금지하는 3금 제도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해상에서 돌연 실종된 말레이항공기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1. 굴러온 돌…박힌 돌
- 요즘 새누리당에서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여기서 '굴러온 돌'은 지도부의 요청으로 지방선거에 떠밀려 나오게 된 중진들을 의미하고, 박힌 돌은 이와 무관하게 진작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뜻합니다. 신경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박힌 돌로서는 기대를 안고 출마했는데, 굴러온 돌 때문에 당내 경선 통과도 불확실해졌기 때문입니다.
어제 두 돌의 파열음이 가장 크게 난 곳은 인천과 경기였습니다. 먼저 인천은 친박 이학재 의원이 시장 출마를 접으며 같은 친박인 '굴러온 돌' 유정복 전 장관을 지원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인천시장 출신으로 진작 출마 의사를 밝힌 '박힌 돌' 안상수 전 시장은 이른바 '박심' 때문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경기에서는 차출된 남경필 의원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거셉니다. 원유철 의원은 남 의원을 '등 떠밀려 얼떨결에 나온 후보'라고 비꼬았고, 김영선 전 의원은 남 의원이 애초 경기지사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말 바꾸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원희룡 전 의원의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는 제주에는 터줏대감인 우근민 현 지사가 당의 여론조사 위주 경선 움직임을 잔뜩 경계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로서는 선거 이후를 생각한다면 굴러온 돌뿐 아니라 박힌 돌들의 상처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2. 박정희 市
- 제가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MBN 사옥은 퇴계로에 있습니다. 조선의 대표 학자인 이황을 기리기 위해 그 호를 딴 길입니다. 대부분의 경제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숭상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는 위인의 이름이나 호를 딴 지명이 곳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독특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의 박승호 예비후보가 자신이 당선되면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겠다고 공약한 겁니다. 구미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박 예비후보는 미국의 워싱턴DC, 케네디공항을 예로 들며 박 전 대통령의 이름도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상대 후보들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포항을 이명박시로, 거제를 김영삼시로, 목포를 김대중시로 만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전남 신안에 김대중 대교라는 다리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름을 붙이기까지 주민 반발을 잠재우느라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시 살아있었던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나는 원치 않는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박정희시 공약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관심입니다.

3. 3금
- "학교 밖에서는 음주와 흡연, 성관계를 허용한다." 육사가 검토 중인 3금 제도 개선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당연히, 그동안에는 학교 밖에서도 금지됐다는 겁니다. 아무리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라 하지만, 음주와 흡연, 결혼을 금지하는 이른바 3금 제도는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전 세계 우리나라밖에 없는 제도다. 중세시대를 방불케 한다. 등 많은 비난이 잇따랐습니다. 그러다 재작년 한 생도가 여자친구와의 학교 밖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이 적발돼 퇴학처분을 받았지만, 법원에서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졌습니다.
철옹성 같은 육사가 여론에 꼬리를 내린 것은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지난해 육사를 자퇴한 생도는 45명으로 전년도의 4배가 넘었습니다. 올해도 벌써 30여 명이 자퇴했습니다. 3금 제도 탓에 유능한 자원들이 입교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육사는 모레(12일) 공청회를 거쳐 3금 제도 개선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인데, 이 공청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바로 공군·해군 사관학교 관계자들입니다. 공사와 해사 역시 지난해 자퇴생 수가 전년보다 각각 5배, 3배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여론에 떠밀려 지나치게 완화되는 것도 곤란하겠지만, 적어도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장교후보생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로 상식적이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여객기 실종 미스터리
- 어렸을 때 심심풀이로 본 미스터리 관련 도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북대서양에 서쪽에 있는 영국의 자치 식민지, 바로 버뮤다입니다. 배나 항공기가 자주 실종된다고 해서 '마의 바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것이고 실종이 아닌 사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엊그제(8일) 이런 미스터리 같은 일이 현실에 벌어졌습니다.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한 말레이시아 항공의 보잉 777여객기가 이륙 50분 만에 증발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해당 항공기가 교신이 끊기기 전까지 1만 미터 상공을 날고 있었다는 겁니다. 기체에 심각한 이상이 없었다는 근거입니다. 그리고 뭔가 문제가 있었다면 조종사가 SOS를 보냈을 텐데 전혀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도 미스터리였습니다. 그렇다면, 바다에 갑자기 추락한 걸까, 연락이 끊긴 지 이틀이 다 되도록 바다에 잔해가 발견되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공중폭발, 또는 공중납치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승객 다수가 중국인이었기 때문에 분리를 주장하는 위구르 무장세력이 개입된 테러라는 겁니다.
일단 베트남이 일부 잔해를 찾으면서 일단 공중분해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인데, 완전히 분석이 끝나기 전까지 말레이 항공기 실종은 당분간 미스터리로 남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입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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