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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박찬경 감독이 무속에 바치는 영화의 헌사 ‘만신’
입력 2014-03-07 09:19 
사진=만신 포스터
만신 김금화의 일생과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품 / ‘만신


[MBN스타 손진아 기자] 참 신기하다. 왠지 모르게 무섭고, 상대방을 간파해 따끔하게 한마디 할 것 같은 ‘무당이라는 존재가 영화 ‘만신을 보고 나면 한결 편해짐을 느낀다.

박찬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신은 대한민국 대표 큰 무당이자 세계가 인정한 굿의 천재 만신 김금화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판타지 다큐 드라마다.

무당 이야기를 담은 영화답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굿과 공연의 세계로 관객을 빠져들게 한다. 다소 시끄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귀에 익숙한 사물 소리와 화려하게 단장한 채 신중하게 굿을 하거나 때론 다채로운 표정과 행동으로 공연을 펼치는 김금화의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극 중 신기를 타고난 아이 역을 맡은 배우 김새론과 신내림을 받은 17세의 소녀 역의 류현경, 모진 세월을 거쳐 최고의 만신이 된 여인 역을 맡은 문소리까지, 세 배우는 김금화의 드라마틱한 삶을 리얼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세 배우 모두 실제로 신내림 받은 게 아니냐는 의문과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특히 누구보다 무당 연기가 어려웠을 법한 김새론의 신들린 연기력은 엄지를 절로 치켜세우게 만든다. ‘만신의 주인공인 김금화가 현장에서 김새론의 연기를 보고선 아주 잘 한다” 칭찬의 말을 연발했을 정도로 김새론은 탁월한 열연을 펼쳤다.

‘만신은 단순히 무당 이야기만 다루지 않았다. 만신 김금화의 인생을 통해 개인사와 역사가 충돌하는 지점을 주목,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아이러니를 성찰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김금화 만신은 큰 무당으로 거듭나기까지 온몸으로 현대사를 살아왔다. 나라만신이 된 이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천안함 침몰 사건 등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상처를 달랬다.

박찬경 감독은 김금화 선생님이 무형문화재가 된지 오래됐고, 무속에 대한 시선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종교문화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 같진 않다. ‘만신을 통해 무속을 양지의 문화로 끌어내서 당당하고 시원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는 무속에게 바치는 영화적인 헌사다”고 밝혔다.

사진=만신 스틸
김금화 만신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다룬 ‘만신은 아름다운 이미지, 영상과 함께 김금화 만신에게 헌정하는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의 열연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또 영화를 보고나면 한 판의 굿을 체험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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