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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자를까’ LG의 아프고 행복한 고민
입력 2014-03-07 08:49 
선발 라인업을 확정해야 하는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때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LG 트윈스가 2014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최종 선발 라인업 확정 단계에 들어갔다. 이 작업이 눈물겹다. 김기태(45) LG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가장 곤혹스런 시기. 작년이나 올해나 마음이 아프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고민은 같지만 행복 지수가 다르다. 작년 이맘때 선발 라인업 옥석 가리기였다면, 올해는 옥석이 넘쳐 누구를 잘라내야 할지 고민이다. 행복하긴 한데 더 어렵다.
LG는 지난 5일 미국 애리조나-일본 오키나와 1,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김기태 감독은 좋은 환경, 좋은 날씨에 공백일 없이 무사하게 캠프 마쳐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신인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 기량 보완이 두드러져 만족하고 지난해에 비해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졌다고 느껴진다”고 총평했다.
실제로 1년 사이 LG의 선수층은 확실히 탄탄해졌다.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마운드는 넘친다. 캠프서 합격점을 받은 코리 리오단과 류제국 우규민 신재웅 등은 선발 안정권. 나머지 한 명은 리즈 대체 외국인투수로 채운다. 또 마무리 봉중근과 부동의 셋업맨 이동현도 변함없이 건재하다.
선발이 가능한 경쟁 후보들도 많다. 두산 베어스에서 이적한 베테랑 김선우를 필두로 재활 복귀를 앞둔 김광삼, 신정락, 윤지웅, 임지섭 등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불펜도 이 선수들을 포함해 류택현 정현욱 이상열 김선규 신정락 유원상 신승현 임정우 정찬헌 배민관 등 마운드에 올라설 후보들이 줄을 서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을 잘라내고 12명 정도를 선별해야 한다.
야수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LG의 히트상품이었던 김용의와 문선재가 설 곳이 없을 정도다. 내야는 정성훈(1루) 손주인(2루) 오지환(유격수) 조쉬 벨(3루)이 유력한 주전 후보다. 여기에 권용관과 백창수 최승준도 최고의 컨디션을 선보여 만만찮다. 외야는 베테랑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이 버티고 있다.

이병규(9번)가 지명타자로 빠진다고 해도 두산에서 이적한 임재철의 합류로 이병규(7번) 정의윤 양영동 배병옥 등 외야진 자리싸움은 전쟁터다. 문선재와 백창수도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선수들이다. 비교적 경쟁이 수월한 안방은 윤요섭이 자리를 잡았고, 최경철과 재활 중인 현재윤이 지난해와 같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김기태 감독이 왜 선수층에 대한 두둑한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다. 가용 인원이 대폭 늘어난 LG의 선수층을 어떻게 잘라내야 할 지는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작년엔 누굴 채울까 답답했는데, 올해는 누굴 자를까 복잡하다. 마음은 아파도 행복한 고민인 것은 분명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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