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아산병원, 몽골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성공
입력 2014-02-26 13:26 

시한부 삶을 살던 5살 몽골 아이가 울란바토르로 찾아온 한국 간이식팀을 만나 새 생명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팀장 이승규 교수)은 지난 22일 울란바토르 몽골국립제1병원을 찾아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고 간경화로 생명이 위독했던 델게르세한에게 어머니의 간 일부를 떼어주는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델게르세한은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이번 간이식 수술은 2011년부터 시작된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로 시행됐으며 서울아산병원의 몽골 현지 12번째 생체간이식이자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1994년 12월 생후 9개월이었던 여아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떼어주는 소아 생체간이식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후 20년 뒤인 몽골에서도 현지 최초로 소아 생체간이식을 성공했다.

이날 간이식을 받은 델게르세한은 2009년 11월 출생시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않아 간을 망가뜨리는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그 당시 없어진 담도를 대신해 새로운 담도를 만들어주는 카사이(Kasai) 수술을 시행했지만 예후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3월부터는 고혈압이 나타났고 결국 간경화까지 진행돼 간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었다.
몽골 자국에서 간이식 수술은 불가능했지만 극적으로 지난해 10월 몽골 국립제1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만나 간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간 기증자로는 델게르세한의 삼촌과 어머니가 검사를 받았고 어머니 솔론고(31)씨가 적합한 것으로 결정됐다. 오전 8시 기증자인 솔론고씨의 간 절제 수술로 시작된 생체간이식 수술은 밤 9시경에야 모든 수술을 마쳤다. 수술실 여건과 장비,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생체간이식 평균 수술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지만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송기원 교수는 "기증자인 어머니의 간 30%, 235g이 아들에게 이식됐으며 수술시 특별한 점은 없었고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교수는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는 단순한 해외 의료진의 연수 차원을 넘어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프로그램이 현지에 정착될 때까지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라며 "1회성 수술 집도로 끝나는 것이 아닌, 몽골 현지 의료진만으로도 간이식 수술이 자립 시행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재 3480례의 세계 최다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 세계에서도 흔치 않는 7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 기록, 96%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이식 생존율을 기록하는 등 세계 생체간이식 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