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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1인 3역으로 웃음+감동+긴장, 모두 잡았다…연극 ‘바람난 삼대’
입력 2014-02-25 09:23 
사진=포스터
1인 3역 배우의 스피드는 ‘정통 체력극을 인증케 하고 보는 이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빠른 이동 속 감동과 웃음을 찾는 재미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후다닥, 빨리 빨리”로 표현 가능한 연극이 청춘의 거리 대학로에 새롭게 등장해 관객을 제대로 흔들어놓고 있다. 연극 ‘바람난 삼대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삼대가 우연히 집이 빈다는 소식을 듣고 각자 연모하는 여인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연모하는 여인을 향한 삼대의 애정공세는 달달함을 선사하고 모두 한 집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해 웃음을 안긴다. 이 과정에서 삼대는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이해하게 된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로 대변되는 세대 별 사랑 이야기도 보는 재미를 넘어 여운을 준다.

‘바람난 삼대는 2012년 연우 소극장에서 진행된 제12회 ‘2인극 페스티벌-희망을 찾다에서 인기상을 수상하며 등장했다. 2013년 시월 소극장에서 재연 공연을 통해 초기의 작품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대한민국 대표 극단 ‘차이무 민복기 연출이 직접 극을 쓰고 연출했고 송재룡, 박훈, 정순원, 공상아, 김나미, 송유현이 출연한다.

‘바람난 삼대는 1인 3역이라는 다소 어려우면서도 흥미를 자극하는 콘셉트는 보는 이들까지 즐거운 긴장을 선물한다. 어찌보면 한 배우의 원맨쇼로 보일 수 있지만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즉흥적인 애드리브, 재치 덕분에 관객과 소통해 친숙하며 자연스럽다.


청년, 중년, 노년을 대표하는 아들, 아버지, 할아버지는 친근하다. 연모하는 여인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보이는 모습은 한 여자를 향한 남자의 애정을 절로 느끼게 돕는다. 세대 별 사랑 이야기를 넘어 그들이 가진 고충은 깊이감을 더한다. 청년실업, 죽음 등의 의미까지 담겨있어 결코 재미만을 선사하는 연극이 아니다.

그럼에도 가장 돋보이는 ‘바람난 삼대의 포인트는 바로 배우들의 체력전이다. 한 공연에 오직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해 남성 배우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역을, 여성 배우는 삼대가 연모하는 여인 정여사, 조명희, 신현지 역을 맡아 자신들이 가진 체력을 맘껏 뽐낸다. 배역에 맡은 의상부터 소품까지 빠르게 바꿔입는가하면, 대사로 빠르게 소화하며 신통방통한 능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빠른 의상 변화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고 보는 눈까지 의삼케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한정된 배우 등장은 지루하거나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바람난 삼대는 오히려 이점이 강점으로 부각돼 흥미를 높이고 배우의 에너지 공유도 가능하다. 삼대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귀까지 즐겁게 만든다. 또한 어딘가에는 일어났을법한 삼대만의 사랑 찾기 프로젝트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들며, 나이는 달라도 사랑에 대한 열정은 같다는 깨달음을 안기기까지 한다.

‘바람난 삼대는 오는 5월 11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공연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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