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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피겨인생 김연아, "끝까지 쓰러지지 않아 기쁘다"
입력 2014-02-21 09:12 

'피겨여왕' 김연아가 21일(한국시간) 자신의 피겨인생 18년의 마침표를 찍는 은퇴 무대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대회에서 총점 219.11점을 따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의 홈텃세가 판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편파 판정' 논란 속에 김연아는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실수 없이 마친 것에 만족스럽다"며 웃어보였다.
김연아는 스스로 피겨와의 만남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표현할 만큼 피겨와 김연아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지난 2010년 출간한 자서전 '7분의 드라마'에서 김연아는 "세렌디피티. 우연을 붙잡아 행운으로 만드는 것. 누구에게나 우연을 가장한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것을 붙잡아 행운을 만드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196년 6살이던 해 김연아는 처음 피겨 부츠를 신었고 이후 9살 때 전국체전 초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2살 때 6가지 트리플 점프 중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뺀 나머지 5가지 점프를 마스터한 김연아는 몸에 와이어를 달고 빙판 위에서 수없이 뛰면서 스스로를 만들어 나갔다.

'연습광' 김연아는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와 함께한 브라이언 오서 전 코치는 "김연아의 재능을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김연아가 연습하는 과정을 딱 사흘만 지켜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김연아는 지난 2002년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후 2004년 헝가리에서 열린 2004-200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듬해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지난 2006년 3월 마침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 마침내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진출하며 '피겨여왕'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시작했다. 2006년 겨울에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허리 통증에 진통제를 먹으면서도 금메달을 따내 국민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잦은 부상으로 고생한 김연아는 지난 2008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냈으며 2008-2009 시즌에는 그랑프리 2개 대회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 2009년 4대륙 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었다. 특히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7.71로 우승하면서 ISU가 도입한 신채점방식(뉴저지시스템)에서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해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마침내 올림픽 시즌에 들어간 김연아는 지난 2009년 10월월 시작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의 금메달을 휩쓴 뒤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2010년 2월 밴쿠버 올림픽에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해 역대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민했던 김연아는 은퇴 무대를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잡았다.
지난 2012년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는 그해 12월 NRW 트로피(201.61점),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218.31점), 같은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204.49점) 등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200점을 넘기며 '피겨여왕'의 건재함을 괴시했다.
2013-2014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오른발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던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우승해 소치로의 발걸음을 향했다. 김연아는 은퇴 무대를 앞둔 이번 시즌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그리움'으로 잡아 18년 피겨 인생을 돌아보며 느꼈던 아쉬움과 그리움을 팬들에게 전해주고 떠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쇼트프로그램에서 이번 시즌 최고점인 74.92점으로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토니코바에게 아쉽게 밀리면서 은메달로 피겨 인생을 마무리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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