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구급차 타고 이산상봉…"금강산에서 죽겠다"
입력 2014-02-21 07:00  | 수정 2014-02-21 08:24
【 앵커멘트 】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금강산 현지에는 거센 눈발이 날렸지만, 가족을 만나겠다는 의지는 꺾을 수 없었습니다.
91살 할아버지는 구급차를 타고 방북해 침대에 누운 채로 아들과 딸을 만났습니다.
이미혜 기자입니다.


【 기자 】
91살 김섬경 할아버지는 60년 만의 만남을 앞두고 폐렴으로 쓰러졌습니다.

의사도 방북을 만류했지만, 그리운 가족과의 만남이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간절함에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향했습니다.

▶ 인터뷰 : 김성겸 / 남측 상봉 가족 (91세)
- "(조금만 쉬셨다가 바로 상봉도 따로 하시게 하겠습니다.) 만나면 좋죠."

최근 허리수술을 받은 84살 홍신자 할머니.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몸을 맡기고, 밥도 먹지 못했지만, 표정만은 밝습니다.


▶ 인터뷰 : 홍신자 / 남측 상봉 가족 (84세)
- "(그래도 가족들 오시니까 좋죠?) 네."

건강 악화로 가족과 '구급차 상봉'을 한 김 할아버지와 홍 할머니는 오늘(21) 개별상봉 후 귀환합니다.

1972년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다가 북한으로 끌려가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박양수 씨도 그리운 동생과 만났습니다.

42년 만에 다시 만난 형제는 서로 얼굴을 부둥켜안고 말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하염없이 흘립니다.

▶ 인터뷰 : 박양곤 / 남측 상봉 가족 (52세)
- "무엇보다 건강하시니까 다행입니다."

▶ 인터뷰 : 박양수 / 북측 상봉 가족 (58세)
- "나보면 알아보겠나?"

검은 머리를 희끗희끗하게 만든 60년의 세월.

거센 눈발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은 막지 못했습니다.

MBN뉴스 이미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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