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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소녀→여왕’ 김연아, 18년 걸어온 피겨 인생
입력 2014-02-21 06:33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18년 피겨 인생이 막을 내렸다. 화려했지만 그동안 남 몰래 흘린 그의 땀과 노력이 그를 세계 정상에 앉혔다.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세계 피겨계를 평정한 '여왕'이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219.11점을 받아 은메달을 차지했다.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 만족스럽다”라며 결과에 승복했다.
비록 김연아는 마지막 무대를 은메달로 장식했으나,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금빛보다 빛나는 그의 업적을 남겼다.

▲ 목표를 세워라
김연아는 7세에 처음 피겨스케이트를 신었다. 당시 피겨스케이팅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김연아였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나가노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미셸 콴(미국)을 보고 올림픽의 꿈을 키웠다. 이후 각종 주니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천재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재능만 믿을 순 없었다. 김연아는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며 빙상장을 떠나지 않았다. 부상이 그의 앞을 막았을 때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역경을 이겨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을 마치고 신혜숙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김연아의 ‘주무기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 콤비네이션이다. 2007년 전지훈련지를 미국에서 캐나다로 옮긴 김연아는 몸에 줄을 매달고 점프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온 몸에 멍이 들었지만, 멈추지 않고 뛰어 올라 완벽한 점프를 완성했다.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표정연기와 유연한 몸놀림을 덧붙였다. 감정을 담은 그의 연기에 피겨팬들은 매료됐다. 고난도 회전력과 허리의 유연성, 허벅지의 힘을 요구하는 T자형 카멜 스핀은 ‘유나 스핀(Yuna Spin)을 탄생시켰다. 이는 남자 피겨 선수들이 하는 기술로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완벽하게 해내는 이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그의 피겨 인생 18년을 마감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김연아의 라이벌은 바로 '나'
일본의 아사다 마오(24)는 중학교 때부터 김연아의 라이벌로 불렸다. 하지만 김연아는 아사다에 대해 경쟁자이기 전에 동료”라며 아사다가 없었다면 나도 없었을 것이다.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지만 동기부여가 됐기에 고마운 선수”라고 설명했다.
김연아가 생각하고 있는 산은 바로 자신이었다. 매 경기에 앞서 김연아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모든 대회를 첫 단계라 생각하며 각오를 다졌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간 김연아는 매 대회에서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며 ‘김연아 열풍을 일으켰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219.11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어 올렸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김연아라 쓰고 ‘전설이라 부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6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김연아를 소냐 헤니(노르웨이), 이리나 로드니나(러시아)와 함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라고 소개했다. IOC는 밴쿠버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228.56점)을 수립한 김연아를 살아있는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라고 극찬했다.
김연아는 2003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금메달 1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김연아는 2007년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207.71점), 밴쿠버올림픽(228.56점) 등 총 11번 세계 신기록(프리·쇼트·총점)을 세웠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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