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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추락한 아사다 마오의 슬픈 자화상
입력 2014-02-20 08:06 
일본 피겨스케이팅 간판 아사다 마오의 추락에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아사다 마오(24‧일본)가 끝내 트리플 악셀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최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의 벽에 갇힌 안타까운 현실은 김연아(24)와 함께 피겨 역사상 위대한 선수로 남아야 할 아사다의 슬픈 자화상이다.
아사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2.63점, 예술점수(PCS) 33.88점에 감점 1점을 받아 합계 55.51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자신의 최저 점수이자, 쇼트프로그램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6위로 추락했다.
아사다는 유럽 텃세와 올림픽 2연패의 압박감을 이겨내며 당당히 1위에 오른 김연아(74.92점)와 무려 19.41점차로 벌어졌다. 또한 18위를 차지한 한국의 기대주 김해진(54.37점)과도 불과 1.1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직 프리스케이팅이 남아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두 차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모두 실패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은 아사다를 금메달 유력 후보로 집중 보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일본빙상연맹은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아사다는 소치 입성 후에도 아르메니아에 전용 링크를 마련해 집중 훈련을 했다. 점프의 기초부터 새로 뜯어고치며 트리플 악셀에 대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사다는 올림픽을 앞두고 전략을 바꿨다. 숙원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총 3회에서 2회로 줄이고 3회전 점프 과제를 늘렸다. 대신 풍부한 표현력에 중점을 뒀다. 트리플 악셀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아사다도 스스로 느끼고 있었던 부분이다.
숙원 과제였던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진 아사다 마오의 뒷모습.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아사다는 정신력이 강한 선수가 아니다. 큰 무대에서 압박감에 쉽게 흔들린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이번 쇼트프로그램에서도 트리플 악셀 실패 이후 점프 과제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최종 리허설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지 못했을 정도로 아사다에게 트리플 악셀은 스트레스의 대상이었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 없는 연기가 불가능한 것일까. 아사다는 점프 기술 뿐 아니라 표현력에서도 김연아를 제외한 다른 정상급 선수에 비해 뛰어나다. 성공률 낮은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연기 구성이었다면 또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연아 한 명을 넘기 위한 악수였다.
트리플 악셀에 대한 지독한 고집이 은퇴를 앞둔 아사다의 피겨 인생 마지막을 멍들게 하고 있다. 트리플 악셀이 아니면 안된다는 일본의 압박이 결국 아사다를 추락한 영웅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아사다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도 아직 아무 것도 모르겠다. 내일은 나의 프리스케이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은 말을 남겼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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