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사, `감기` 때문에 비상
입력 2014-02-18 15:49  | 수정 2014-02-18 16:08

#18일 오전 9시 경기 일산 소재 A생명 지점 아침 조회시간. 여느 때와 달리 한산하다. 평소 15명 내외의 설계사들이 모여 팀장이 전하는 상품 설명을 비롯해 보험 관련 뉴스 등을 듣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 이 지점에는 일주일째 설계사 2~3명만이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A생명 지점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친다!' 영화배우 장혁과 수애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감기' 포스터의 카피 문구다. 호흡기로 감염되는 최악의 감기 바이러스로 도시가 폐쇄되면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 건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영화 '감기'처럼 걸렸다 하면 몸살과 고열로 병원신세를 지게 만드는 '올해 유난히 증상이 심한' 감기 때문에 보험사에 비상에 걸렸다. 감기로 입원까지 하는 설계사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영업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사태의 불똥이 튀어 텔레마케팅(TM) 등 비대면 영업 채널이 위축된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이다.
외국계 보험사 소속 한 설계사는 "올해 감기는 입원까지 하게 만드는 등 그 증상이 유난히 심하다"며 "지점 내에서 감기에 걸린 설계사에게는 출근 금지령까지 내려졌다"고 말했다. 다른 설계사에게 감기가 옮으면 지점 전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내린 극단의 조치라는 것이 이 설계사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불황으로 신계약 실적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가운데 감기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한 설계사는 "설날 연휴 때 걸린 감기가 꽤 오래갔다"며 "고열과 두통 그리고 몸살을 동반한 감기 때문에 이달 영업은 절반 이상 개점휴업 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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