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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폼페이-최후의 날`, `타이타닉` 뒤 이어도 괜찮아?
입력 2014-02-18 14: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의 중심축은 두 가지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키는 검투사들의 대결 액션과 '타이타닉'을 연상시키는 남녀 간의 사랑이 그것.
잘 알려진, 서기 후 49년 사상 최대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단 18시간 만에 사라진 도시 폼페이는 배경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를 전개하는 중요한 모티프이니 무시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 200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서로 껴안고 있는 '인간 화석'도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시작이다.
코르부스(키퍼 서덜랜드)가 이끄는 로마와의 싸움에서 가족이 몰살당하고 노예 검투사가 된 마일로(키트 해링턴)는 뛰어난 싸움 실력으로 폼페이에 끌려온다. 폼페이 유력한 귀족의 딸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마일로. 마일로와 카시아는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카시아와 폼페이를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온 로마 상원의원 코르부스는 이들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와중에 벌어지는 이상 자연현상은 비극의 기운을 더한다. 코르부스는 이 이상 현상을 이용하려 하지만 그의 생각처럼 되지는 않는다.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뻔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가족을 죽인 원수를 향한 복수와 신분격차를 뛰어넘은 사랑, 그리고 남녀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랄한 이의 등장은 수많은 작품에서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레지던트 이블', '삼총사' 등을 연출한 폴 W.S. 앤더슨 감독은 화산 폭발의 위기 상황을 이 이야기에 가미해 관객의 관심을 높이는 데 성공한다.
특히 후반부 화산 폭발과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는 장면, 화산재가 날리며 해일이 일어나는 등 주변 상황 묘사는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3D 영화를 가장 잘 찍는 감독"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영화의 비주얼은 남들이 인정할 만큼 흥미롭고 아찔하다. 앞서 검투사들끼리의 대결 역시 흥미진진한 구도로 연출했고, 화산재가 날리는 상황에서 마일로와 코르부스의 마지막 대결도 몰입도를 높인다.
계급을 뛰어넘을 정도로 사랑에 빠지는 남녀의 이야기가 느슨한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최악의 상황에서 "어서 도망치라"는 마일로의 말에 연인 카시아가 건네는 답은 관객을 감동하게 할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한 번 더 감탄하게 하는 명대사다. 재난, 위기 상황에 사랑이라는 존재와 의미는 더 가슴 깊이 와 닿을 수밖에 없다. 104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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