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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이승훈, 크라머와 한 조…1만m ‘운명의 맞대결’
입력 2014-02-18 05:09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이 금빛 레이스를 위해 다시 달린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4년 전 밴쿠버의 재현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5‧대한항공)이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27)와 운명의 맞대결을 벌인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이승훈은 1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1만m에서 마지막 7조에 배정됐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장거리 최강자 크라머다. 이승훈은 인코스에서 크라머는 아웃코스 출발선에 선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네덜란드 반 데 키에프트와 5조에서 레이스를 벌인 이승훈은 괴물 같은 질주를 선보였다. 키에프트를 무려 한 바퀴차로 추월하며 12분58초5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깜짝 금메달 뒤에는 행운도 따랐다. 마지막 조에 나섰던 크라머는 인코스를 한 번 더 타는 초보적인 실수로 실격 처리되면서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덕분에 금메달은 4초 가량 늦었던 이승훈에게 돌아갔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 남자 5000m에서 12위를 기록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올림픽에 대한 부담과 긴장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이 부진 원인이었다. 이승훈은 1만m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꿀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크라머도 독을 품고 4년을 벼른 대회다. 밴쿠버 대회 당시 코치의 잘못된 지시로 금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품고 설욕전을 준비해 왔다. 크라머는 이번 대회 5000m에서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차지,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1만m 집중을 위해 1500m 출전을 포기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승훈이 네덜란드의 초강세를 누르고 노메달에 그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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