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테이퍼링 충격 회복한 코스피 더 갈까
입력 2014-02-17 17:11  | 수정 2014-02-17 19:17
최근 코스피가 1월 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 직전 주가를 회복하면서 추가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종가로 1941을 기록한 뒤 미국 연준의 100억달러 추가 테이퍼링 결정 직후 1886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14일 1940에 도달하며 테이퍼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7일에는 전거래일보다 6.08포인트(0.31%) 오른 1946.36에 거래를 마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도 이날 코스피에서 186억원 순매수하는 등 이틀 연속 매수 우위 속에 테이퍼링 직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테이퍼링 이전 주가를 회복한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테이퍼링 이후 1만5000선으로 추락했던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13일 1만6000선을 되찾은 뒤 14일에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일본 닛케이지수만 1만5000을 회복하지 못해 17일 현재 테이퍼링 직전 대비 6% 넘게 하락했을 뿐 미국과 유럽, 중국 대만 동남아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며 테이퍼링 후유증에서 벗어났다.
이제 관심은 테이퍼링 영향력이 약해진 가운데 코스피가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먼저 1월과 달라진 긍정적 요인은 엔저로 대표되는 환율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올해 초 달러당 엔화값이 105엔까지 추락하는 극심한 엔저로 인해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수출주 부진이 뚜렷했지만 최근 101엔대로 완화되면서 환율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로 인해 지난달 22만1000원(10일)까지 밀렸던 현대차는 17일 23만3000원으로, 27만원까지 떨어졌던 현대모비스도 30만원을 회복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일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테이퍼링 속도를 기대와 달리 늦추거나 강도 높게 실시하는 내용은 없을 것"이라며 "예상대로 테이퍼링이 진행된다고 보면 테이퍼링 이슈는 당분간 증시에 큰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1월 내내 코스피지수와 개별 종목 주가를 짓눌렀던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발표도 막바지에 이르러 코스피를 추가로 떨어뜨리는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코스피 변화를 키울 수 있는 블랙박스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지만 1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막고 있다"며 "하지만 1분기 실적이 예상만큼만 나와준다면 코스피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예상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기대치보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주가가 크게 출렁이지 않고, 반대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1월에 비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은 중국 경기에 대한 염려다. 지난주 발표된 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6% 상승했지만 당일 코스피는 0.2% 상승에 그치는 등 중국발 호재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에 대해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경제 전망을 보여주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49.5)에 이어 2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발표를 앞둔 2월 제조업PMI 예상치는 49.4로 지난달보다 낮다. PMI가 50을 밑돌면 향후 체감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1월 말 아르헨티나 금융위기로 촉발된 신흥시장 불안도 끝나지 않은 계속된 악재로 여겨진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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