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교가 우선'…집단 등교 거부한 마을
입력 2014-02-14 20:00  | 수정 2014-02-14 20:52
【 앵커멘트 】
전교생이 39명인 충남 천안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학생 28명이 일주일째 등교하지 않고 있습니다.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은 종교단체가 조성한 마을에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교실은 텅 비었습니다.

전교생 39명 가운데 28명이 일주일째 학교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이 종교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참여시켜야 한다며 등교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OOO초등학교 관계자
- "2월 4일에 개학했는데 13일에는 28명이 안 나왔고요. 4일에는 3명만 안 나왔어요. (등교 권유를 위해) 가정방문 계속하고, 4일부터 일대일 면담, 전화면담 다 하고 있어요."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제 뒤로 보이는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5명도 등교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종교단체가 조성했다는 마을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지만, 십자가 등 종교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종교단체 측은 학생들의 등교 거부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종교단체 관계자
- "부모들 요청에 의해 (프로그램이) 구성이 됐고요, 홈스쿨로 (운영을) 할 거예요. 저희 교회 하고는 상관이 없습니다."

교육 당국은 사상 초유의 집단 등교 거부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충남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
- "(종교단체와 학부모들이) 의무교육을 방해하신 분들이잖아요. 경찰서에 고발하게 되면 수사가 들어가겠죠. 그 부분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하고 싶고요. (고발까지) 가서도 안 되고…."

부모들의 종교적인 신념이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까지 침해하는 건 아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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