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5조원 판 외국인 귀환 언제쯤?
입력 2014-02-13 17:33 
코스피가 최근 1900대 초ㆍ중반에서 머물고 있는 가운데 약세장을 주도했던 외국인들 매도 행진이 언제 마무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지수 부진에는 강한 외국인 매도가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려면 순매수세 전환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조650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를 작년 말 종가 대비 70포인트(3.6%)나 끌어내렸고, 테이퍼링 결정 직후인 나흘간(2월 3~6일) 1조4572억원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1886까지 밀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이거나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면서 외국인 수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월 말 테이퍼링 결정 이후 급락했던 분위기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신중한' 테이퍼링 발언과 당일 연준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을 신흥국 내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하는 등 외국인 유입 분위기도 개선됐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미 부채한도 증액 안이 타결되고 중국 1월 수출 증가, 과도한 테이퍼링 우려가 해소되면서 G2에 의존도가 큰 국내 증시에 긍정적 시그널이 생겼다"며 "연준 보고서가 한국의 차별성을 언급한 점도 외국인 유입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해서는 "낮아진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향후 실적 때문에 과도한 외국인 이탈은 잦아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순매도하면서 5조원가량 팔았다"며 "2012년 이후 세 차례 대량 매도 때와 규모(4조7000억~5조4000억원)가 비슷해 이제 추가적인 대량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많이 팔았던 조선 화학 철강 등 업종을 외국인이 추후 매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위 가운데 작년 말 대비 외국인 비중이 크게 줄어든 종목은 대림산업(-8.18%) 삼성중공업(-4.93%) 현대하이스코(-3.34%) 등이다.
그러나 외국인들 매도 행진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하는 데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아직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노크할 만한 확실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로 신흥국보다 선진국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움직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개선된 1월 수출지표만을 놓고 중국 수혜를 기대하기는 힘들고 3월 초 전인대 등을 통해 중국발 회복 신호가 가시화돼야 외국인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낮아진 가격을 보고 들어올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호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