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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올해 회사채 흥행코드는 `내수`
입력 2014-02-13 14:06 

[본 기사는 2월 1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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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잡아라.'
갑오년 초부터 회사채 발행시장에 양극화가 심해진 가운데 내수소비업종 기업들은 몸값이 치솟고 있다. 회사채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이 내수업체 회사채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서다.
이들 기업들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높은 청약률을 내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내수'가 흥행코드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기업들 회사채 발행 움직임이 빨라지는 상황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을 보면 음식료, 유통, 소비 업종이 주류다.
1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이달 24일 3년만기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 주류제조업체인 하이트진로를 자회사로 둔 회사다.
국내 대표 음식료 브랜드 '농심'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 농심홀딩스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투자증권은 대표 주관회사로 선정하고 이달 말 4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대성홀딩스, LG패션, LG생명과학, CJ CGV, 서브원, AJ렌터카 등이 대표 주관회사 선정하고 수요예측 등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건설 조선 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을 포기하고 현금으로 상환하는 사례가 줄잇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최근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 중인 내수업종 회사채 신용등급은 'A'급 수준으로, 등급 자체로만 보면 투자자 모집을 장담하긴 어렵다. 지난해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만 투자하려는 성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소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관들은 내수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는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투자금을 넣는 모습이다.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기관투자자들이 경기민감업종 보다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내수 소비업종에 자금을 '피신'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IB업계 시각이다.
실제 올들어 내수 소비업종이 발행하는 회사채들은 '완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올해 이마트를 필두로 진행된 크라운제과, 대상, AJ렌터카 등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마감했다.
이마트가 진행한 규모 3년물 회사채는 애초 2000억원을 발행하는 데 4500억원 자금이 몰려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AJ렌터카도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으로 애초 예정했던 조달금액(600억원)보다 200억원을 늘려 800억원을 최종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IB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내수 업종에 속한 회사들은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당분간 기관 투자성향이 '내수' 쪽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아 흥행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청약 경쟁률이 뛰면서 자금 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식료품 제조업체인 대상의 경우 이달 회사채를 차환(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하면서 조달금리를 큰 폭으로 낮췄다.
대상은 지난 7일 만기 도래하는 공모 회사채(대상 134회차)를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했다. 수요예측에서 4대1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3년물 500억원과 5년물 500억원을 각각 3.39%와 3.8%에 발행했다. 만기 도래한 회사채 금리(4.8%)를 고려하면 1%포인트 이상 조달금리를 절약하는 효과를 봤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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