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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여자컬링, ‘한일전’으로 반란을 시작한다
입력 2014-02-11 11:35 
하계 올림픽에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우생순’ 신화가 있다면 동계 올림픽에는 작은 기적을 꿈꾸는 여자컬링대표팀이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 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하계 올림픽에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우생순 신화가 있다면 동계 올림픽에는 작은 기적을 꿈꾸는 여자컬링대표팀이 있다.
신미성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엄민지 등 5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2시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일본과 첫 대결을 펼친다. 총 10개 팀이 참가해 풀리그를 치르는 방식의 첫 단추가 하필 한일전이다. 대부분의 시선이 대한민국을 최약체로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예상을 비웃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할 상대다.
아직 많은 동계 종목들의 상황이 그러하지만, 컬링 역시 불과 20년 전만해도 불모지와 다름없던 분야다. 대한컬링연맹이 창립한 것이 1994년이다. 대한민국 동계올림픽의 살아 있는 신화인 이규혁의 첫 올림픽 출전이 1994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컬링이 얼마나 뒤늦게 싹을 틔웠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고생도 수모도 많았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한 여자컬링대표팀은 상대한 9개 팀에게 모두 패했다. 9전 전패.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불과 10년 뒤, 동네북이었던 한국은 놀랍게도 기적을 노래했다. 지난 2012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것이다. 특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스웨덴 대표팀을 상대로 9-8 역전승을 거둔 순간은 믿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제2의 우생순 신화라 불린 배경이다.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지만, 세계의 시전은 아직 호의적이지 않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참가하는 10개 국가 중 한국은 우승 가능성에서 가장 낮다는 베팅업체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름값을 근거로 한 예상이 어리석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과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야한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11일 오후 2시 일본을 시작으로 스위스 스웨덴 러시아 중국 영국 덴마크 미국 캐나다와 오는 18일까지 강행군을 이어간다. 한국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시아권 상대들은 잡아야한다. 일본 중국은 반드시 꺾어야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마침 첫 대결이 일본이다. 분야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승부욕을 뜨겁게 만드는 한일전을 산뜻하게 승리한다면 2012년 세계선수권의 영광을 재현하지 말라는 법 없다. 동계올림픽판 ‘우생순 신화를 꿈꾸는 여자컬링의 도전이 시작된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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