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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카드사태 파문 3社, 신용등급 `풍전등화`
입력 2014-02-10 14:29 

[본 기사는 2월 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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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연루된 카드 3사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 신용카드업계가 경쟁 심화와 강도 높은 규제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터진 일이라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사태의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등급 조정을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일 롯데카드(신용등급 AA)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신평사들이 전망을 낮춘 이유로 성장성 둔화 및 수익성 악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정보유출 사태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파문이 얼마나 더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국내 카드사들이 처한 상황이 다 비슷한데 유독 롯데카드의 등급 전망만 내린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유출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국내 주요 카드사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곳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전부였다. 사건에 연루된 KB국민카드(AA+)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었고 NH농협은행의 사업부인 NH농협카드는 별도의 신용등급이 없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영업 기반 축소다. 한신평에 따르면 고객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후 지난 1일까지 해당 카드 3사에서 발생한 누적 해지 건수는 228만여 건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카드 해지 비율은 3사 평균 8.4%에 이른다. 향후 3개월 동안 신규고객 모집도 불가능해 시장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드 재발급을 비롯한 사고 수습 및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2차 피해보상으로 인한 일시적인 수익성 저하도 예상된다. 최근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카드 재발급 등으로 인한 손실이 각각 209억원, 10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카드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려면 1분기 시장점유율과 실적, 기타 피해보상 등에 대한 검토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야 한다"며 "이 내용들을 종합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시장에서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회사채는 국내 신용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원으로 최근 카드업계 자금조달의 70%가 회사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카드사의 누적 회사채 발행잔액은 총 35조5000억원에 달한다. 2009년 20조원에 머물렀던 회사채 발행액이 4년여 만에 77.5%나 급증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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