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사고 `단골 손님(?)` 대형 대출사고에 또…왜 이러나?
입력 2014-02-07 16:45  | 수정 2014-02-07 18:19

최근 각종 부당대출과 개인고객 유출 사고 등이 채 수습되기도 전에 또 다시 금융권에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대출사기는 2800억원 규모로 역대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문제는 이번 사고에서도 소위 '금융사고 단골손님'으로 불리는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속해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7일 현재 금융감독원이 추산하고 있는 대출사기 금액은 2800억원 정도다. 금감원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운영실태에 대한 긴급점검에 착수, 관련 대출사기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이 1624억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189억원, 국민은행 188억원, BS저축은행 등 10곳 800억원 등으로 역대 대출사기중 사상 최대 규모다. 현재 KT ENS 직원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 KT ENS 김모(51)부장은 매출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협력업체와 짜고 허위 세금 계산서를 끊어줬다.
협력업체는 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담보로 하나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과 10곳 저축은행들로부터 부당대출을 받았다.
특히, 피해규모가 16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하나은행의 경우 과거에도 사기대출 사건에 종종 연루, 여신심사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은행은 2013년 노숙인 등 저소득자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12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붙잡힌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하나은행은 현장실사 없이 서류심사로 대출금을 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2012년에도 하나은행을 포함해 농협은행, 국민은행 등이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자금을 부실대출 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렀다.
이때도 한 주택에 여러 차례 전세자금 대출이 행해지거나 건물가액을 초과하는 근저당 설정에도 대출이 이뤄지는 등 대출심사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은행은 일본 도쿄지점 불법대출과 비자금 사건 등으로 감독당국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고, 최근에도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은행장을 비롯한 대다수 임원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 다시 대출사기 폭풍우에 휘말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기 관련대출이 농협은행에서 구조화 한 자산유동화대출(ABL)"이라며 "단순히 참가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출절차나 심사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농협은행이 발행한 수익권증서를 담보로 대출해 손실 가능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역시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사고와 각종 전산사고에 노출된 데이어 대규모 대출사기에도 연루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농협은행측은 대출심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항변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약정 규모는 500억원이지만 현재 대출잔액은 296억원이며, 모든 대출 취급절차가 정상적이었다"며 "조만간 KT ENS에 대출상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객정보유출 사태에 이어 대형 대출사고에 휘말리면서 '금융사고 단골손님'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수천억원의 대출사기 피해를 야기한 금융권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운영실태에 대한 긴급점검에 착수했다. 특히, 은행권 등에 대기업 관련 대출의 점검 및 관행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는 대기업이란 브랜드를 맹신한 대출심사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KT ENS 직원이 맞는지, 매출 및 거래내역 등을 중간에 다시 한번만 체크 했어도 이러한 대출사기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은행기관 검사를 통해 법규위반 사항이나 여신심사를 소홀히 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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