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은퇴준비 점수가 100점 만점에 56.7점에 불과해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서울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782명을 대상으로 재무, 건강, 활동, 관계 등 4가지 영역의 은퇴준비 정도를 조사한 후 각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해 '종합은퇴준비지수'를 산출해 6일 발표했다.
또한 은퇴준비지수에 따라 0∼49점은 '위험', 50∼69점은 '주의', 70∼100점은 '양호' 등급을 부여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종합은퇴준비지수는 100점 만점에 56.7점으로 '주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별로 보면 '주의'에 해당하는 가구가 전체의 62%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양호'에 해당하는 가구가 27%, '위험'에 해당하는 가구는 11%인 것으로 조사됐다.
4개 영역별 준비상태를 보면 관계 63점, 건강 58.1점, 활동 54.3점, 재무 51.4점 순으로 나타나 4개 모든 영역에서 '주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퇴준비 영역 중 가장 미흡한 분야는 재무 영역이었다. 응답 가구의 절반 이상인 50.5%가 공적연금 가입 60%,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가입 40%에 불과할 정도로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인 준비가 취약한 '위험' 수준이었다. 응답 가구의 27.8%가 '주의' 단계였고 5가구 중 1가구 꼴인 21.7%만이 '양호' 단계였다.
다음으로 은퇴 후 여가 및 사회 활동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활동 영역의 점수가 낮았다. 응답 가구의 38.7%가 '위험' 수준으로 현재 여가 생활이 취약할 뿐 아니라 은퇴 후 즐길 꺼리를 만들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위험' 수준의 응답가구는 일주일 평균 여가시간이 5∼6시간이었고 한 달에 1회 이상 즐기는 여가활동이 없거나 1개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밖에도 '주의' 단계에 해당하는 가구가 절반에 가까운 47.3%였고 '양호' 등급은 14%에 불과했다.
건강 영역의 중요성은 대부분 알고 있으나 금주 및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 적극적인 실천 여부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다. 응답 가구의 25.8%가 건강관련 준비를 거의 실천하지 않고 있는 '위험' 수준이었고, 절반 이상인 56.6%가 금연 등 수동적인 준비에 머무를 뿐 운동을 포함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주의' 수준이었다. '양호' 단계의 응답가구는 17.6%였다.
관계 영역은 응답가구의 10.4%가 '위험' 수준으로 다른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준비 정도가 높았다. 하지만 '주의' 수준의 가구가 전체의 63.1%에 달해 부부, 친구 등과의 친밀도 제고와 함께 단체 활동 등을 통한 인간관계 확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대체로 연령이 낮을수록 은퇴준비 수준이 낮았다. 특히 결혼, 출산 등으로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30대의 경우 '위험' 등급이 35%에 달해 조사 연령대중 가장 높았다. 은퇴를 앞둔 50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위험' 등급은 20.44%로 가장 적었다. 하지만 50대 역시 '주의' 단계의 비중이 65.78%에 달해 재무 영역 등 은퇴 준비를 좀더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배우자 없이 홀로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 독신계층의 경우 '위험'에 해당하는 비율이 37.34%에 달하는 등 기혼가구에 비해 노후 준비가 매우 부족해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고혜진 수석연구원은 "은퇴준비지수로 보면 한국인의 은퇴 준비가 매우 부족해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 이라며 "은퇴 준비는 재무 영역 등 경제적인 준비뿐 아니라 건강 영역, 여가 등 활동 영역, 친구 등 관계 영역에 걸쳐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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