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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서 빠져나온 LG, 리즈 공백 지운다
입력 2014-01-30 09:10  | 수정 2014-01-31 04:09
3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LG 트윈스 선수들이 전지훈련에 땀 흘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 = 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안준철 기자] 우리는 늪을 빠져나온 팀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기태 감독(45)에게 ‘리즈공백은 없었다.
LG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스타디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난 15일부터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LG는 올 시즌도 ‘신바람야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캠프 중 악재가 발생했다.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31)의 부상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몸을 만들어오던 리즈는 캠프에 합류해 무릎통증을 호소했고, 정밀검사 결과 무릎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다. 의사소견상 재활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4개월. 결국 LG는 22일 리즈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고, 대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기로 했다.
리즈의 이탈로 LG는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를 한 명 잃었고, 시즌 개막 전 리즈의 공백을 메울만한 투수를 찾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캠프에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올해도 캠프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 시즌 느낌이 더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김 감독에게 매년 악재는 존재했다. 감독 부임 후 첫 시즌이었던 2012년에는 경기조작사건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캠프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김 감독에게 리즈의 이탈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리즈의 빈자리를 채울 선발투수 후보도 여러 명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신정락과 신재웅, 경찰청에서 전역한 윤지웅 등이 있다. 또한 베테랑 김선우까지 선발로 던질 투수는 많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선수단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어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김 감독은 3년째 다져진 LG의 끈끈한 팀워크로 올 시즌을 대비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선수들이 이제 왜 열심히 해야하는지, 왜 잘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는 지난해 10년 이상 빠졌던 늪에서 빠져 나온 팀이다. 한 번 나락으로 떨어졌던 사람은 그 고통스런 기억 때문이라도 다시 늪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우리선수들이 바로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신감의 우회적 표현이었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부터 주장을 맡게 된 외야수 이진영(34)은 리즈가 훌륭한 투수이고, 재활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시즌 중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즈가 없더라도 우리 투수들이 잘해줄 것으로 본다. 우리팀은 지난해 가을야구를 통해 한 단계 올라섰다”고 말했다.
리즈의 이탈로 LG를 우승후보로 보는 시선은 줄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크게 개의지 않고 있다. 늪에서 빠져나온 LG의 2014시즌 행보에 우려보다 기대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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