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증권株 구조조정 이후를 주목하라
입력 2014-01-28 17:18 
증권사 주가가 말이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는 2008년 초 1897.13에서 2013년 말 2011.34로 6.0% 오른 반면 증권업종지수는 같은 기간 4561.42에서 1518.14로 66.7%나 하락했다.
증권업 자체 밸류에이션만 봐도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에 근접한 수준으로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PBR는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7년 중반에도 2.0을 넘었다.
현재 증권업이 침체된 원인은 기본적으로 위탁매매 부진 때문이다.
증시 변동성과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주식시장에 실망한 개인투자자가 증시를 이탈하는 가운데 한정된 위탁매매 시장에서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 증권사 실적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다.

물론 위탁매매 부진은 증권업 외부에서 초래된 측면도 있다. 전세 자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부동산에 묶여 있는 개인 자금 등 증시 침체 원인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반면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위탁매매 외에 증권사가 장기적인 먹을거리로 삼을 만한 사업이 정착되기에는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주가만 놓고 보자면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지금은 증권업 구조조정 시기다.
현재 거론되는 증권사 매물만도 대형사 몇 곳을 포함해 10개가 넘는다. 한 산업이 구조조정을 거칠 때 오히려 이러한 구조조정의 험난한 파고를 넘어 살아남는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흔히 목격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자본시장과 증권업을 활성화하고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 격언을 생각해 볼 때다.
내일 주가는 귀신도 모른다는 증시 격언도 있지만, 증권업종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더구나 앞으로 증권산업 구조조정이 활발해지면 시장구도 개편을 통해 증권업종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증권업 주가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업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증권사 주가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투자자로서는 신중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것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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