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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기관 입맛 까다롭네…회사채 시장 차별화 뚜렷
입력 2014-01-28 13:33 

[본 기사는 1월 2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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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투자자들은 내수소비 업종을 좋아해'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신용등급별 양극화에 이어 발행사가 속한 업종별로도 차별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연초 이후 기관들이 회사채 '쇼핑'에 나서면서 시장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기관 관심 끌기'에 실패해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2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은 대상·현대오일뱅크·LG전자 등을 포함해 총 11개사다. 최근 이들 회사가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보면 주로 내수소비업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높은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최근 대상이 회사채 수요예측은 4.29대 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로 500억원씩 총 1000억치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한 상황에서 총 4290억원어치 기관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대상을 포함해 앞서 크라운제과, 이마트, LG전자 등 내수소비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 됐다.
지난 15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크라운제과 회사채도 청약경쟁률이 4대 1을 웃돌았다. 3년물로 200억원 규모 투자금을 모집했는데 투자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자 자금이 840억원에 달했다.
앞서 올해 들어 첫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마트도 2000억원 규모 자금을 모집하는데 4500억원 자금이 몰렸다. LG전자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3000억원 모집에 8000억원 자금을 청약 의사를 보였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이마트와 LG전자는 기존 발행금액보다 각각 1000억원과 2000억원을 증액 발행하기도 했다.

이외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 등 정유·제철기업이 진행한 수요예측도 2대1 수준 경쟁률을 보여 무난히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했다.
반면 화학과 건설 부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시각은 여전히 냉랭하다.
SK케미칼과 태영건설은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봤다. 지난 15일 SK케미칼이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6개 기관이 650억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발행 예정 금액 중 절반이 미매각(투자자에게 팔리지 않고 남은 물량)으로 남았다.
태영건설이 16일 진행한 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기관투자자 1곳이 300억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STX팬오션 법정관리,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 이후 발행사 신용등급이 회사채 흥행 여부를 가르는 요인으로 부각됐다. 이에더해 최근에는 신용등급은 물론 발행사 업종간 차이도 흥행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IB업계 분석이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 발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깐깐해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회사채 신용등급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발행사에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과 이자지불 능력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흥행 기록을 세운 크라운제과 회사채(크라운제과 27회) 신용등급은 'A-'다. 반면 태영건설 회사채(태영건설54-1회, 54-2회)와 SK케미칼 회사채(SK케미칼 190-1회, 190-2회, 190-3회) 신용등급은 이보다 높은 'A'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특히 태영건설은 올들어 첫 발행하는 건설사 회사채인데다, 재무구조도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우량해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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