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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종석 "망가짐? 우상 강동원도 했는데요 뭐"
입력 2014-01-27 08:45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팬티만 입고 거울 앞에서 춤을 추질 않나, 화려한 손놀림(?)으로 여학생들을 홀리는 '바람둥이' 남학생이라니…. 지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국민 연하남'이 됐던 배우 이종석(25)은 너무도 변한 모습으로 팬들을 찾고 있다. 그의 말마따나 연기자에게 변신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 싶을 정도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피끓는 청춘'(감독 이연우). 이종석의 새로운 모습이 제대로 웃음을 전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농촌 학생들의 로맨스를 담았다. 의리의 여자 '일진' 영숙(박보영), 소녀 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홍성 공고 '싸움짱' 광식(김영광)의 청춘의 운명을 뒤바꾼 드라마틱한 사건이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이종석은 "솔직히 조금 겁나긴 했다.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망가져야지!'라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영화가 나온 걸 보니 '더 망가졌어도 됐는데, 조금 더 오버할 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아쉬워했다.
"몰랐는데 제 말투가 느리대요. 충청도 사투리와 어울린다더라고요. 사실 전 촬영하고 모니터하며 반성하고 공부하는 스타일로 연기해 왔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방목형이라서 디테일한 지시를 해주지 않아 처음에는 답답했죠. 나중에 적응되니 오히려 편해지더라고요. 입에서 나오는 대로 연기하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됐어요. 감독님과 (박)보영씨가 충청도 출신이라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웃음)"
극 중 중길의 능글맞은 연애 기술은 본인의 생각일까? 이종석은 "철저히 감독님 생각이다. 과거에 그러셨던 같다"고 짐작하며 웃었다. "지금은 제가 때가 타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시대에는 순수한 감정이 컸던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의 저는 중길처럼은 할 수 없잖아요. 시도해봤자 문자 정도나 하겠죠 뭐. 그래도 '그 당시에는 가능했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버지가 그 시대에 학교를 다니셨는데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른들은 공감하며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종석은 '피끓는 청춘'의 참여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꼭 한 번 필요했던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스펙트럼을 넓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가 강동원 선배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TV 속 강동원처럼 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죠. 강동원 선배 필모그래피 중에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라는 작품이 있는데 강동원이라는 이미지와 안 어울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배우는 이런 장르도 소화할 수 있는 거구나 생각하게 됐죠. 저한테도 '피끓는 청춘'이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종석은 지난 연말 신체검사를 받았다. 아직 입대는 먼 얘기지만 '피끓는 청춘' 참여가 입대 전 어떤 도전의 의미도 있지는 않을까? 이종석은 "그렇게까지 멀리 내다보지는 않았다"며 "배우로서 지나가는 길에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직히 저한테는 어떤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배우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 승부를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어떤 이미지가 있는데 저한테는 뚜렷한 게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 같아요. 궁극적인 목표는 '배우'인데 사실 지금 제 행보는 객관적으로 보자면 '스타'의 길이잖아요.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시행착오를 겪어보자는 생각이에요. 어떤 분이 '작품 하나 터지고 난 뒤 세, 네 개는 말아 먹어봐야 진짜 작품 보는 눈이 생긴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피끓는 청춘'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박보영에 대해서는 "솔직히 귀여울 줄 알았는데 당차고 똑 부러지더라"며 "'너목들'에서 10살 차이 나는 이보영 누나와 호흡을 맞추다가 어린 친구와 연기해야 해서 친해지려고 장난도 쳤는데 잘 받아주지 않더라. 그게 반감을 산 것 같다. 촬영 때보다 영화 홍보하러 같이 다니면서 친해졌다"고 웃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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