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년 20%씩 성장하는 전기차 핵심 기술에 투자자 주목
입력 2014-01-24 10:50 

◆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⑥ 2차전지(충전지) ◆
"기아자동차는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전기자동차 출하식을 갖고 이날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 국내에 무공해 자동차시대를 열었다." - 매일경제신문 1994년 7월 7일
20년 전 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전기충전식 2인승 프라이드를 내놨다. 하지만 8시간 동안 충전해도 100km밖에 이동할 수 없어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소비자 반응도 미지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2차전지(충전지) 기술도 눈에 띄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 EV·ESS 발전에 수혜…시장 매년 19% 성장
전기차(EV)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 발전할수록 2차전지 시장의 매력도는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같은 IT 기계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중소형 크기였지만 EV나 ESS 등에는 대형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EV에 사용되는 전지 용량과 가격은 노트북 전지의 1000배 수준이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EV, ESS 시장이 조금만 성장해도 2차전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며 "2020년까지 2차전지 시장은 연평균 19% 성장해 541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 IT 중소형 전지 시장은 2% 확장하는데 그치지만 EV와 ESS 시장은 각각 43%와 29%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EV는 세계적으로 5만9000대가 판매됐으며 올해는 12만3000대가 팔려나갈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자동차 전문가들은 아직 전기차 성공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띄우지만 최근 전기차 생산업체인 미국 테슬라(Tesla) 열풍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에너지 저장 용량 늘리고 높은 생산 원가 해결해야"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하는 산도 크다. 90년대의 비해 IT 제품 저장 용량은 1000배, CPU와 RAM은 100배, 무선통신 속도는 10배 이상 성장한 반면, 2차전지의 용량은 4~5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저장률이 높은 리튬이온을 소재로 개발해 전기 저장 용량을 개선했지만 아직 그 수준이 낮고 원가 절감 문제도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리튬이온전지에서 실리콘 등 특수소재를 사용해 원가와 성능을 개선한 Advance LIB(Lithium Ion Battery),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구조를 버리고 새로운 충전 방식을 적용한 Post-LIB 등 신기술을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Post-LIB는 현재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가 높다"며 "지엠(GM), 도요타(Toyota) 등 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IBM에서도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2009년부터 개발에 착수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advance LIB에 들어간 음극활물질은 현재 국산화율이 0에 가까워 국산화에 대한 업계 열망이 가장 크다"며 "국내 포스코켐텍,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이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기업 중엔 삼성SDI·LG화학에 주목
국내에서는 삼성SDI와 LG화학이 2차전지 시장에서 선두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의 경우, BMW i3에 2차전지를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기차 관련 수주 목표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LG화학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마진률이 높은 2차전지 매출액이 증가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확대 및 ESS 시장 확대로 배터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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