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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봅슬레이, 기적의 외침 “자신과의 싸움 이긴다”
입력 2014-01-22 20:21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 원윤종(왼쪽)과 김동현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서민교 기자] 다른 나라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전종목 올림픽 출전이라는 쾌거를 이룬 봅슬레이 대표팀의 경쟁 상대는 다른 국가가 아닌 그들 자신이었다.
이용 감독이 이끄는 남녀 봅슬레이 대표팀은 22일 해외전지훈련 및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봅슬레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자부심을 느끼기 충분했다.
이용 감독은 1차 목표는 올림픽 전종목 출전이었다. 이제 2차 목표는 소치올림픽에서 15위권 진입이다. 이후 소치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창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다부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3년 6개월 만에 2인승은 7등 국가, 4인승은 8등 국가가 됐다. 트랙도 없는 국가에서 상위랭크에 오른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이 좋고 엄청난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봅슬레이 선수들도 3년을 준비한 만큼 생애 첫 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소치를 발판으로 평창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 봅슬레이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스타트 기술이었다. 이 감독은 스타트에서 0.1초 정도 앞당겨진 것 때문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우리의 스타트는 세계 4위 수준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올림픽까지 컨디션을 조절하며 스타트 집중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일하게 올림픽 경험이 있는 봅슬레이 대표팀 김동현(26)도 자신감이 넘쳤다. 김동현은 봅슬레이는 팀 스포츠다. 우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좋다”며 다른 나라가 경쟁 상대가 아니다. 우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소치올림픽에서도 우리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또 원윤종(29)도 "소치올림픽에서 많은 욕심을 부리기 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비인기 종목이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이 종목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며 독한 각오를 품었다.
여자 봅슬레이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김선옥(왼쪽)과 신미화.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정수 여자대표팀 코치는 소치올림픽에서 결승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체중을 더 불리고 근력을 더 키우는 노력을 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스타트가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엔 스타트보다 드라이빙 기술에 집중적으로 훈련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 나서는 ‘엄마선수 김선옥(34)과 신미화(20)도 첫 올림픽 출전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선옥은 올림픽에 남자 선수들과 같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계획대로 차분하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라며 감격했고, 신미화도 남자 뿐 아니라 여자도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영광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선옥과 신미화의 호흡도 척척이다. 14살 차이가 나지만, 여자대표팀이 단 2명 뿐이기 때문에 가족처럼 붙어 다닌 결과다. 김선옥은 2년째 호흡을 맞추면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말 없이 눈빛만으로도 호흡이 맞을 정도로 파트너십이 생겼다”며 우리가 연습했던대로만 하자고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다른 경쟁 상대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을 강조했다.
한국 봅슬레이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안고 노력한 끝에 올림픽 전종목 출전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들은 소치올림픽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기적의 레이스를 펼칠 각오로 가득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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