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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권혁 “없어진 내 자리 찾고 싶다”
입력 2014-01-21 14:36  | 수정 2014-01-21 14:42
지난 시즌 부진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권혁이 올 시즌 비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투수 권혁(31)에게 지난시즌은 떠올리기조차 힘든 한 해였다. 하지만 그만큼 배운 것이 많았고, 투수로서 열정을 새롭게 일깨워준 시즌이었다. 삼성을 대표하는 좌완 불펜 투수로서의 자리를 잃었다. 많은 질타를 받았다. 그래서 이를 악물었다. 2014시즌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 있는 권혁을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삼성 1차 전훈지에서 21일 MK스포츠가 만났다.
권혁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이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권혁은 현재 공을 던지기 위해서 차분하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상태를 알렸다.
권혁에게 2013시즌은 잊지 못할 한해였다. 지난 시즌에 대해 묻자 권혁은 한참동안 말을 꺼내지 못하더니 야구 선수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부진했기 때문에 사실 지난해 성적면에서 아무 할 말이 없는 시즌이었다”며 어렵사리 한 마디를 꺼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지난 시즌 권혁은 52경기에 등판해 36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2007년 77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1패 19홀드 평균자책점 2.79의 훌륭한 성적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삼성 좌완불펜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동시에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으며 6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홀드 기록도 끊겼다.
시즌 후반기에는 팔꿈치 통증도 심했고, 2007년부터 쉬지 않고 매년 많은 공을 던져온 부담이 없을 리 없었다. 7년간 권혁은 413이닝을 던졌는데 이는 리그의 구원투수들을 통틀어봐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권혁은 물론 그런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최선의 수준으로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지난해는 어느 정도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선까지밖에 할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간 부진에 대해 자책하며 변명을 하지 않았던, 권혁이었지만 이날만은 얼굴에 그간의 고단함과 고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진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고, 스스로의 성적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도 컸다. 권혁은 어렵사리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작년 성적이 안 좋으면서 배운것도 있다. 사실 아까 말처럼 삼성의 불펜에는 항상 내 자리가 있었는데 작년에는 상황이 그렇다보니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그것에서 자극을 받은 것들이 많았다”고 했다. 자존심의 상처와 함께 위기의식도 강하게 느꼈다.
올해는 원점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겠다는 절박한 각오다. 사진=MK스포츠 DB
프로 13년차. 이제 권혁은 FA라는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선물을 앞두고 있다. 여러모로 심기일전을 할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권혁은 물론 FA는 선수 입장에서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염두에는 두겠지만 우선 내가 먼저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리고 나서 시간이 지나 내 활약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이 순서다. 내가 좋은 모습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각오를 다졌다. 권혁은 이제는 정말 내 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베테랑이 아니라 후배들하고 똑같은 위치에서 경쟁할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그렇게 시즌을 치를 계획”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그간 삼성을 지켰던 오승환의 공백을 채워야할 숙제도 있다. 권혁은 내부적으로 분명 공백은 느낄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이 형의 존재만으로 삼성 불펜이 최강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앞에 나오는 투수들이 모두 힘을 합쳐 그런 것들을 만들었다. 또 새로운 투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또 남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한국나이로 서른 둘. 아직 권혁의 전성기는 지나지 않았다. 올해 보여줄 것이 많고 책임도 커졌다. 권혁은 올해는 정말 각오가 남다르다. 이제 한 번 개인적으로도, 선수로서 많은 욕심을 내보고 싶다”며 향후 노력과 활약을 다짐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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