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십만원 준 로봇청소기 하라는 청소는 안하고…
입력 2014-01-18 13:56 

40대 직장인 송현수씨는 올해 초 큰 맘 먹고 로봇청소기를 구입했다. 진공청소기가 따로 있었지만 맞벌이 부부라 시간이 부족해 로봇청소기로 청소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송씨는 보름도 안돼 청소기 구입을 후회하고 있다. 성능을 비교하지 않고 그냥 대기업에서 만들었다는 이유에서 무턱대고 구입했더니 각종 오류로 맘 고생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돼 있는 로봇청소기는 다양한 가격대와 제품이 나와 있다. 20만원 후반의 제품부터 100만원에 이르는 가격대 제품과 랜덤방식의 제품, 카메라를 탑재한 맵매칭 제품, 물 공급시스템을 탑재해 물걸레청소를 지원하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송씨처럼 사전 정보 없이 무턱대고 로봇청소기를 구입하게 되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 구입하거나, 교체 계획이 있는 사용자라면 환경과 용도에 맞게 청소기를 골라야 한다.

먼저 로봇청소기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인지 확인한다.
로봇청소기 선택기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흡입능력과 청소능력이다. 흔히 흡입력과 청소력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흡입력은 말 그대로 얼마나 잘 빨아들이느냐이고 청소력은 얼마나 깨끗하게 청소하느냐다.
흡입력이 셀수록 좋기는 하지만 흡입력이 높다고 청소능력이 높지만은 않다. 로봇청소기는 바닥에 붙어 다니며 청소를 하므로 흡입력이 높을수록 진공청소 능력이 높지만 미세먼지까지 다 청소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능력이 좋으려면 미세먼지나 장판 등의 얼룩을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이어 사용자의 주거환경과 용도 등에 맞는 기능을 지원하는지 확인한다.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의 '고령 1인가구 거주자의 생활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1인가구는 147만가구로 전체 가구주의 약 35%에 달한다.
혼자 사는데 매번 핸디형 청소기로 청소하려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짬을 내서 청소하기 힘든 1인 가구나 60세 이상의 어르신, 맞벌이 주부의 청소 고민을 덜어 줄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로봇청소기는 이러한 주거환경과 용도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예약청소 기능이나 늦은 밤 청소를 위해 진공흡입에 따른 소음을 발생 하지 않고 물걸레 청소만 하는 로봇청소기도 출시됐다.
미세먼지까지 완벽하게 청소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는지 확인한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눈에 안 보이는 미세먼지까지 청소할 수 있는 물걸레 청소에 특화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신경 쓰인다면 물걸레 청소기능 있는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걸레 청소기능이 특화된 제품 중에는 로봇청소기 흡입구 바로 뒤에 극세사 걸레를 달아 미세먼지와 바닥의 오염부위를 닦아내는 청소기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면적이 작아 자주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마른 바닥으로 인해 쉽게 말라버리는 물걸레가 문제다. 편하기는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능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물탱크와 물 공급 시스템이 장착된 로봇청소기도 출시돼 있느니 살펴볼 만 하다.
안전성을 위한 기능을 갖춘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로봇청소기는 다양한 첨단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충돌방지, 추락방지, 먼지통 빠짐감지, 과부하감지, 배터리 방전감지, 들어올림감지 등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로봇청소기 특성상 인공지능을 탑재해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로봇청소기를 애완견과 같이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있는 가정에서는 첨단센서로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청소기를 들어 올리면 자동으로 작동이 멈추는 안전센서와 충돌 시 충격을 최소화해 가구 등의 상처를 최소화하는 부드러운 고무재질의 범퍼를 채용하고 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소음이 지나치게 큰 제품인지 확인한다.
핸드형 로봇청소기는 상당한 소음을 발생한다. 흡입모터의 회선속도가 빨라 소음이 발생된다. 핸드형 청소기의 청소력에 못 미치지만 로봇청소기는 차선책이 될 수 있다.
로봇청소기에 대한 기대가 지나쳐 소음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부분의 로봇청소기도 소음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대화하는 정도의 소음인 60데시벨이하인 제품이 좋다.
다만 지나치게 청소 시 정숙성만 강조하다 보면 흡입력이 떨어져 정작 기본기능인 청소 성능이 낮을 수 있으니 소음이 작은 것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 흡입력과 소음은 어느 정도 비례성을 가지니 인증기준 인 70데시벨 이내라면 소음이 어느 정도 발생하더라도 흡입력이 높은 것이 좋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인지 확인한다.
최근에는 로봇청소기의 기본 기능인 청소기능에 프리미엄급 기능을 추가 제공하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로봇청소기 시장이 초기인 만큼 대중화를 앞두고 있다. 대중화에 따라 기술력도 점차 증가하며 대중화에 따라 제품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소득수준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 맞겠지만 불필요한 기능이 포함돼 있으면 가격만 높을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쓰레기 자동배출기능, 카메라를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집안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스마트 폰 앱으로 원격제어기능 등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환경에 맞는 제품을 고르되 자신에게 불필요한 기능을 탑재한 고가의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소모품 교체비용이 저렴한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로봇청소기는 배터리, 모터, 필터, 걸레 등 소모품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제품이다. 제품을 선택하기 전에 소모품 교체 비용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업체별로 가격대별로 상이하지만 배터리는 4만원에서 7만원까지 차이가 있으며, 걸레 및 필터는 2배이상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으니 사전확인은 필수다.
편의성이 높은 제품인지 확인한다.
과거 핸드형 진공청소기는 교체용 먼지봉투를 사용하다 최근에는 먼지통이 탑재된 핸드형 진공청소기가 출시되고 있다.
로봇청소기에 있어 중요한 성능인 흡입력과 더불어 먼지통의 용량과 먼지비움 편의성도 중요하다. 핸드형에 비해 작은 크기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로봇청소기인 탓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먼지통 용량과 먼지통의 위치도 중요하다. 먼지통 용량은 0.5리터 이상의 제품을 먼지통 비우는 방식은 원터치형 제품이 편리하다. 또한 위생을 위해 제품 측면이나 바닥에 위치한 먼지 통보다는 청소 시 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위치인 상단에 위치한 제품이 보다 위생적이다.
제조회사 및 판매회사가 믿을 만한 회사인지 확인한다.
로봇청소기 업체는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기업과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하다. 국내 대기업제품은 믿음이 가나 가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고 해외 기업 제품은 사후서비스가 걱정된다. 중소기업 제품은 기업이 작다 보니 회사가 힘들어 지면 사후서비스를 못 받을까봐 걱정이다.
로봇청소기는 한번 구매 후 최소 3년이상 사용하는 제품이니 기업의 규모와 사후서비스 등 꾸준한 사후지원,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가 있는 믿을 만한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후지원 및 고객의 의견이 잘 반영된 제품인지 확인한다.
로봇청소기는 A/S등 꾸준한 사후지원이 필요한 가전제품이다. 업체마다 성능향상 등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추가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업체마다 최적화된 청소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제한된 하드웨어 제품의 성능향상을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로 향상시키고 있다. 업체에 따라서 다르지만 택배 및 A/S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의 의견과 소리를 반영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편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만4000대에서 올해 3분기까지 10만9000대가 팔려 벌써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섰다.
평균 판매가격도 2007년 52만원대에서 올해 3분기 기준 47만원대로 감소 추세로 돌아 섰다.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 635%의 매출 성장을 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이 초기인 만큼 로봇청소기의 핵심 기능을 살리고 가격을 낮춘 모델을 고려 해볼만하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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