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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덜랜드의 지동원 3년 투자, ‘남는 장사’였다
입력 2014-01-17 14:33 
선덜랜드와 계약기간이 반년도 남지 않았던 지동원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선덜랜드로서도 적잖게 남는 장사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게 지동원은 ‘실패작이 아니다. 전력 강화를 고려하면 큰 도움을 주지 못했으나, 비즈니스를 고려하면 확실히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선덜랜드는 지난 2011년 6월 K리그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던 지동원을 영입했다. 이적료는 350만달러(당시 약 38억원)였다.
아시안컵에서 4골을 넣었다지만 검증되지 않은 아시아 출신 20세의 공격수에게 지급한 이적료로선 꽤 큰 액수였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면서 몸값이 다소 올랐다고 하나, 선덜랜드로서도 과감한 ‘베팅이었다.
당시 K리그 출신 선수의 유럽 진출 이적료로 최고액이었다. 이청용(볼튼), 박주영(아스날), 기성용(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보다 더 높았으니, 그만큼 지동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는 방증이다.
기대와 달리, 지동원이 선덜랜드에 큰 기여를 한 건 없었다. 통산 28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경질되고 마틴 욜 감독이 오면서 입지가 좁아지긴 했지만, 이를 떠나 지동원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건 2012년 1월 1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전 결승골 외에 없었다. 그래도 그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로 선덜랜드는 오름세를 타면서 잔류에 성공했다.
비즈니스로 따지면 남는 장사였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이라는 상품을 가지고 2번의 장사를 벌였다.
‘키커 ‘빌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도르트문트가 이번에 지동원을 영입하기 위해 선덜랜드에 지급한 이적료는 250만유로(약 37억원)였다. 선덜랜드로선 3년 전 전남에 줬던 돈을 그대로 회수한 셈이다.

엄밀히 말해 ‘플러스였다. 선덜랜드는 지난해 1월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이적시켰는데 ‘공짜는 아니었다. 선덜랜드는 100만달러(당시 약 11억원)를 임대 이적료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난색을 보였던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동원을 결국 데려왔는데, 어느 정도 선덜랜드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선덜랜드가 지동원을 통해 이적료 장사를 해 얻은 수입은 250만유로+@인 셈이다.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동안 5골(17경기)을 넣으며 주목을 끌긴 했으나, 선덜랜드 소속으론 두드러지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상품 가치 하락에 따른 이적료 삭감이 불가피한 데도 선덜랜드는 투자한 자금, 그 이상을 벌어들였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가지고 두 차례 장사를 했고, 투자한 자금 이상을 회수했다. 지동원이 선덜랜드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적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사진=선덜랜드 홈페이지 캡쳐
게다가 지동원은 오는 6월이면 선덜랜드와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자유이적선수가 되면, 선덜랜드로선 이적료 한 푼 벌어들일 수 없었다. 지동원 장사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동원을 원하는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이 도르트문트 외에도 수두룩했고, 선덜랜드는 그 경쟁에 불을 지피면서 원하는 만큼의 돈을 챙겼다. 한 마디로 남는 장사였던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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