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어린이들 모바일 구매방치로 3250만달러 환불

세계적인 인터넷업체 애플이 어린이들의 모바일 구매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최소 3250만달러(약 345억원)를 환불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5일 지난 2011년 3월 이후 부모의 동의없이 앱스토어와 인-앱(in-app) 방식으로 결제된 금액을 애플이 환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앱 구매는 앱을 사용하는 동안 결제하는 것으로 주로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을 구매할 때 사용된다.
또 아이폰, 아이패드용 앱을 구매할 수 있는 앱스토어의 결제방식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앱스토어에서 한 번 구매 승인을 받고 나면 그 후 15분 동안은 따로 승인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이 방식으로 아이들이 부모 동의없이 게임을 다운받는 등 무분별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16일 보도했다. FTC는 애플이 소비자에게 이같은 결제 시스템에 대해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FTC 측은 "피해자 중 한명은 자신의 딸이 '탭 펫 호텔'이라는 게임을 하다 2600달러를 썼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FTC 의장인 에디스 라미레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비자가 모바일 기술의 혜택을 즐기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소비자 보호가 희생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애플과 FTC의 합의에는 애플이 앱 구매 전 결제 관련 정보를 명확히 밝히고 확실한 동의를 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애플이 지불하는 합의금은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하는 데 쓰이게 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3만7000건의 문제제기에 보상할 예정이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한편 블룸버그는 지난해 애플이 벌어들인 수익이 1710억달러인 것에 비하면 합의금이 적은 액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결제된 금액이 약 100억달러, 지난해 12월에 구매된 앱만 30억개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