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① 웨어러블 컴퓨터◆
<편집자주> '자동차' '냉장고' '슈퍼마켓' '스마트폰'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세상을 바꾼 혁신적인 기술과 개념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이른바 '파괴적 혁신'이다.
자동차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거리에 구애를 받지 않게 됐고 냉장고가 개발되면서 식품의 보존기간이 길어졌다. 또 대형 슈퍼마켓이 등장해 가계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덩달아 물가도 안정화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전화기는 물론 무거운 컴퓨터까지 한 손 안에 들어왔다. 내비게이션이나 MP3 등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한 건 더 오래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이후 또 다른 '파괴적 혁신'은 없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기술과 제품이 후보가 될 수 있을까. 12회에 걸쳐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을 살펴본다.
◆ '웨어러블 컴퓨터' 모바일 컴퓨터 이후 새로운 성장분야 주목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컴퓨터는 의류에 PC 기능을 담은 컴퓨터. 쉽게 말해 몸에 착용하거나 걸칠 수 있는 형태로 된 기기를 뜻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나온 슈트도 웨어러블 컴퓨터 중 하나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역사는 토론토 대학의 스티브 만(Steve Mann)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실제로 컴퓨터를 몸에 걸칠 수 있다고 처음 생각한 사람으로 1980년대부터 개인용 생체 자기 제어 시스템 등을 연구해왔고 1990년 중반에는 자신의 디스플레이로 캡처한 실시간 비디오를 웹에 올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의 성과가 구글 글라스(안경)의 바탕이 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컴퓨터의 사용 위치가 공장 같은 큰 실험실에서부터 책상 위와 무릎 위로, 손바닥으로 점점 인체와 가까워지다가 아예 인체에 걸치는 옷 속으로 스며들게 된 것이다.
◆ 스마트글라스·워치 개발은 오래됐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구글 글래스를 포함한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 워치(시계)가 상용화를 앞둔 가장 현실적인 웨어러블 컴퓨터라고 꼽는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스마트 글래스는 구글 외에도 Vuzix(노키아 공동 개발), 일본의 엡슨(Epson)과 브라더(Brother), 이스라엘의 루머스(Lumus)를 비롯해 한국의 아큐픽스는 폐쇄형 타입을 개발했고 이랜텍은 투과형을 개발 중이다.
시장 가능성은 어떨까.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수요 조사 기관들은 2016년까지 시장 규모를 46~6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나 적어도 2016년에는 120억 달러까지 확대되고 2018년에는 270억 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어 초기 시장 형성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글래스가 웨어러블 컴퓨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면 스마트 워치는 웨어러블 컴퓨터를 실생활 가깝게 보급하는 첨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워치라 칭할 수 있는 최초의 디바이스(기기)는 1999년 삼성전자가 출시했다. 워치폰(SPH-WP10)으로 불린 이 기기는 손목시계에 통신모듈을 접목시켜 휴대폰을 대체할 목적으로 출시됐으나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또한 2009년에도 울트라 슬림 워치폰(S9110)을 내놨으나 실패했고 LG전자는 LG0GD910을 선보였으나 관련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다.
◆'갤럭시 기어' 시작으로 애플 '아이워치' 등 눈부신 발전 기대
초기 시장 정착은 실패했지만 스마트 글래스와 워치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5일 스마트 워치인 '갤럭시 기어'를 선보인데 이어 후속 제품을 올해 상반기 중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상태.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아이워치 관련 특허 도면을 등록했고 손목(wrist)라는 단어가 포함된 특허 79가지를 출원한 바 있어 'iWatch(아이워치)-가칭'를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2014 CES'에는 전자손목시계로 유명한 카시오는 물론 세계 최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인 퀄컴도 스마트워치를 내놨다.
또 LG전자는 신체 활동량을 측정하는 '라이프밴드 터치(Lifeband Touch)'와 귀에 흐르는 혈류량으로 심박동을 체크하는 '심박동 이어폰(Heart Rate Earphone)'을 처음 공개했다. 소니는 일상 활동을 상세하게 기록해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주는 '스마트밴드(SmartBand)'를 내놓기도 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모바일 컴퓨팅 시장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웨어러블 컴퓨팅은 모바일 컴퓨팅과 인간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의 역할이다. M2H(Machine to Human) 커뮤니케이션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타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아.
이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는 2014년에 4억2000만대를 넘어서며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이러한 글로벌 스마트폰 1위업체로서의 파급력과 시너지는 웨어러블 컴퓨팅 시대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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