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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소스] 패션 OEM·ODM 자기 상품 없어도 주가는 시원하게
입력 2014-01-10 11:08  | 수정 2014-01-10 14:05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들이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자기 브랜드를 내세운 대표 상품은 없어도 좋은 실적에 성장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각각 61억6700만원과 58억6000만원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2009년 12%에서 작년 5%까지 둔화되며 전체적 업황은 악화됐지만,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연구개발(R&D)와 유통·마케팅 부문을 분리한 덕분이다. 브랜드 화장품 업체들이 ODM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경우가 늘면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고 , 그 결과 국내 화장품 생산 중 ODM방식이 4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두 기업은 해외시장에서 국내 시장과 함께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콜마는 자기자본의 34%를 투자해 세종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초 화장품 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베이징에 제2공장을 증축할 예정이다. 코스맥스도 중국 화장품 제조사의 40%가 몰려있는 광동성에 진출해 작년 7월부터 공장을 가동했고 로레알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인수,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 설비도 준비중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경우, 2014년 4월 화장품 설비증가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생산 능력이 2~3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 부문 기술도 갖고 있어 R&D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관심에 상승세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해 10월 18일 주가가 반등해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43%가 뛰었다. 코스맥스도 지난달 17일부터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의류 OEM 업체 한세실업도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가 흐름에 탄력을 받았다. 지난달 23일에는 올해 상반기 타결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수혜국으로 꼽히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생산설비 가운데 60%가 베트남에 위치하고 있어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대한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세실업의 매출액은 약 90%가 갭(GAP), 나이키(NIKE) 등 미국계 유명 브랜드에서 나온다. 최근에는 에이치앤엠(H&M), 유니클로(UNIQLO) 같은 SPA 브랜드 고객사를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우호적인 대외환경에 따라 실적 개선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매출의 90%를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손 위험이 존재하지만 생산능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적 증가 등 OEM·ODM업체들의 선전이 계속되자 국민연금공단 등 큰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한세실업의 지분을 각각 0.43%, 1.52%, 1.08% 추가 매입해 10%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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