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매수 모드…LG패션 첫 러브콜
입력 2014-01-08 17:31  | 수정 2014-01-08 19:44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공격적인 주식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LG패션, SBS, 하나투어 등 38개 종목의 지분을 늘렸다.
반면 지분율을 줄인 종목은 한미약품, LS산전, LG이노텍 등 6개 종목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국내 주식 보유 금액을 96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증시에 국민연금 매수세가 대량 유입될 전망이어서 지난해 4분기 지분 증가 종목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매수한 종목은 LG패션이 유일하다. LG패션은 지난해 6~8월 17.28% 급락했으며 국민연금은 가격이 낮아진 틈을 타 지분 10.34%를 매수했다.
또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휠라코리아 지분을 1.47% 추가 매입해 총 11.6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윤윤수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누르고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하나투어, LG상사, 만도, 한솔제지 등이 꼽힌다.
국민연금은 하나투어 지분율을 10.14%에서 12.28%로 2.14%포인트 늘렸다. 하나투어는 대체휴일제 시행 등으로 휴일이 증가하는 데다 원화 강세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해 들어 12.83% 상승했다.
만도는 국민연금이 13.44%를 보유해 삼성물산을 제치고 단일 종목으로 지분율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4월 만도의 한라건설 유상증자 참여에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지만 '부실 계열사 지원 이벤트'가 일단락된 뒤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월 만도 지분 9.70%를 보유했으나 3분기 만에 지분율을 3.74%포인트 추가로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한라건설에 대한 만도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30억4200만원으로 2012년 3분기 대비 15.4% 증가하면서 실적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한솔제지 지분율을 10.23%에서 12.04%로 늘렸다. 한솔제지가 제지 업계의 불황을 뚫고 고마진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서 실적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을 10.24%에서 11.75%로 늘린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의 분할 재상장 이후 줄곧 하향세였다. 지난해 4분기 18.31%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6.70% 떨어졌다. 당국의 웹보드 게임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진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향후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성장성이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중장기 투자 차원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국민연금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위주의 매매를 지속해 왔지만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분율을 늘리는 종목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코스닥 상장 종목인 리노공업, KH바텍, SM엔터테인먼트 등의 지분율을 늘렸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는 국민연금이 2011년 6.24%를 매수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다. 2012년 말 엔터주 어닝 쇼크 사태 이후 줄곧 하향세이던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민연금 지분율이 10.25%에서 9.20%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다 베이징 한미의 성장성 정체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LG이노텍 지분율도 1.47%포인트 감소한 9.45%로 줄였다. 기대했던 LED 사업 부문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승철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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