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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오스!’ 김연아, 점수보다 값진 ‘굿바이 감동 무대’
입력 2014-01-05 17:59  | 수정 2014-01-05 18:17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김연아가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 시상식에서 관중들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있다. 김연아는 프리 프로그램에서 227.86을 기록하며 단연 1위에 올랐다. 사진(고양)=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좋은 추억 되셨으면 좋겠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0 밴쿠버 올림픽 이후 최고의 경기력으로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국내 고별 무대를 펼쳤다.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의 여운이 남아있는 빙판 위로는 인형과 장미꽃이 수놓았다.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한 김연아를 떠나보내는 국내 팬들의 아름다운 답례였다.
김연아는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해 147.56점을 받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 80.60점과 합산한 최종 합계 227.86점을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피겨 여자 싱글 역대 비공인 두 번째 대기록이다. 김연아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자 싱글 최고 점수인 228.56점에 불과 0.70점 모자란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에서 아쉽게 실수해 싱글로 처리된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모든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표정을 남겼다. 빙상 위를 빠져나오면서도 혼잣말로 중얼거릴 정도로 마지막 점프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표출했다. 김연아는 마지막 실수가 아쉽다. 그래도 단순 점프 실수였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애써 지웠다.
김연아가 그토록 아쉬워했던 이유는 국내 팬들 앞에서 보이는 마지막 무대였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그 어느 곳에서보다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동안 엄청난 사랑을 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최고의 연기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예매 티켓은 동이 났고, 암표를 구하기 위해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 팬들은 김연아를 위해 인형과 장미꽃을 준비했고, 손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 김연아가 최상의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성숙한 관중 매너를 지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연아도 국내 마지막 대회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최종 리허설로 국내대회를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연아는 작년 종합선수권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마지막 시즌 한국에서 하게 됐고 덩달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한 뒤 여기에 와주신 팬들, 또 못 오신 팬들 모두 좋은 추억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연아는 마지막까지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최종 점수를 확인한 김연아는 빙판 위로 다시 나갔다. 빙상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시상식과 함께 감사의 무대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김연아는 빙판 한 가운데로 가는 도중 가볍게 더블 악셀을 선보이는 깜짝 팬서비스를 했다.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유일하게 실수를 한 마지막 점프였다.
프리 스케이팅 음악인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완벽한 ‘굿바이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김연아의 애잔한 마음이었다.
이제 김연아는 화려한 피겨 인생의 피날레를 장식할 소치 올림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김연아를 향한 팬들의 마음은 메달의 금빛 색깔이 아닌 마지막 빙판 위를 수놓을 김연아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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