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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CXO 라운지] 포스코 심동욱 재무실장
입력 2013-12-31 16:29 
'해현경장(解弦更張).' 거문고의 줄을 풀어 고쳐 맨다는 뜻이다.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우리 근대사의 '갑오경장'에서도 등장하는 단어다.
심동욱 포스코 상무(기획재무 부문 재무실장)에게 갑오년 새해를 맞는 각오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완벽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포스코에 대한 시장 우려를 떨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심 상무는 지난해 말 열린 '2013년도 한국 CFO 대상'에서 자금조달(Financing)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6월 1조원 규모 영구채 발행 덕택이다. 포스코는 영구채로 5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과 함께 부채비율도 2%포인트 줄이는 효과를 봤다. 심 상무는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을 받으면서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고민했다"며 "해외채권 발행,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한 끝에 영구채 발행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영구채 발행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지난해 8000억원 규모 자사주와 1300억원어치 SK텔레콤 주식을 팔았고,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도 부산 섬유 공장을 팔았다.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썼고 일부는 만약을 대비해 쌓아뒀다. 계열사 매각과 합병으로 2012년 70개였던 계열사를 52개까지 줄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2년 말 9조700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8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말에는 7조원까지 줄일 계획이다.
심 상무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대규모 투자들이 거의 다 마무리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영업망 확충을 위한 소규모 투자 외에 대규모로 돈이 들어갈 일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포스코플랜텍과 포스코ICT 유상증자 참여와 같은 계열사 지원도 더 이상 하지 않을 계획이다.
회사채 추가 발행도 없다. 올해에 만기가 도래하는 7억달러 규모 달러화 채권은 상환하고, 1조원이 넘는 원화 회사채는 일부만 차환하고 나머지는 모두 갚을 계획이다.
심 상무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가동을 본격화해 연간 1500억원가량 지분법 수익에 기여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좋아질 경우 포스코에너지 상장(IPO)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황 악화라는 환경적인 요인은 포스코가 쉽게 떨어내기 힘든 악재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는 거세지고 현대제철ㆍ현대하이스코 합병으로 국내시장 분위기도 좋지만은 않다. 최근 피치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치도 이에 기인한 바 크다. 하지만 심 상무는 "고급강 생산과 제품 개발, 원가경쟁력 향상 등을 통해 충분히 중국에 대항할 수 있다"며 "현대차가 계열 물량을 늘려가는 것도 예상한 부분이며 이로 인한 추가 매출 감소는 미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김효혜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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