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영화를 더욱 빛내는 악역,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입력 2013-12-31 14:13 
사진=집으로가는길, 용의자, 변호인 스틸컷
[MBN스타 손진아 기자] 욕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미워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악역들이다. 극한의 악역부터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악역까지 다양한 악역 캐릭터들이 관객들의 다양한 감정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범으로 오인되어 대한민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거리, 마르티니크 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주부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애타게 세상에 호소하는 남편의 실화를 그린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는 답답함과 분노를 일으키는 악역이 등장했다.

한 국민이 타국에서 수감 생활을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대사관 직원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과 말은 생각하지 않고, 위기에 몰리면 몰릴수록 힘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위기로 몰아세운다. 이런 모습은 관객들에게 분노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두의 타깃이 된 채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쫓는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용의자에선 배우 조성하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국정원 김석호 실장 역으로 분했다.


극중 조성하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악한 감정을 표출해내며 악역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특히 상대방을 위기로 몰아가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냉혈한 모습은 관객들의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오게 했다.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변호인에서 ‘악의 축을 맡은 곽도원의 악역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극중 송강호와 대립을 이루는 경찰 차동영 역을 맡은 곽도원은 인간미 하나 없고 악함만 지닌 인물을 완벽 표현하며 관객들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특히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진우(임시완 분)에게 강도 높은 고문을 아무렇지 않게 시행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영화 속 사건의 중심에서 극의 몰입도는 물론 관객들의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악역들. 악역은 영화를 더욱 빛내고 극의 재미를 더해주면서도 이들을 통해 다양한 시선을 비춰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눈에 가시 같은 악역은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요물 같은 존재임이 틀림없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