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리해고 40대 가장…폐가서 화재로 숨져
입력 2013-12-30 20:00  | 수정 2013-12-30 21:09
【 앵커멘트 】
정리해고를 당한 40대 가장이 해고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집 근처 폐가에서 생활하다 불에 타 숨졌습니다.
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웠다 변을 당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폐가 한 채가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 불로 신원미상의 남자 한 명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화재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은 엎드린 채 숨진 남성의 안쪽 호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하고,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주머니에서 나온 건 41살 정 모 씨의 실업급여 신청서였습니다.


경남의 한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정 씨는 지난 1일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정리해고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못한 정 씨는 채 500m도 떨어지지 않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곳 폐가에서 지내다 변을 당했습니다."

정 씨는 갑자기 닥친 강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겁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뜬 지난 25일, 가족과의 통화가 정 씨의 마지막이었습니다.

▶ 인터뷰 : 신영동 / 부산 동래경찰서 형사팀
- "25일 크리스마스 날, 부인이 (일을) 마치고 남편한테 전화해 일찍 마쳤다고 하니까 남편도 크리스마스라 일찍 일을 마쳤다고…."

부인과 외동딸에게 실직했다는 말조차 못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은 40대 가장의 사연이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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