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반에 3D 프린터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소화기내시경 수술기구도 3D 프린터로 제작되어 위암수술에 처음으로 사용됐다. 3D프린터는 3차원설계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가루나 금속성분, 고분자 복합 소재 등을 이용해 입체적인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차원의 프린터이다.
조주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팀(차상우,조준형,김미영,이태승)이 3D프린터로 만든 내시경 수술기구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데 성공한 데이어 외과팀(김용진 박지연)과 함께 57세 여자 환자의 위점막하종양을 하이브리드노츠(hybrid NOTES)치료법으로 제거하는 수술에 3D프린터로 제작한 내시경 캡을 사용했다고 30일 밝혔다.
3D프린터 회사인 프로토텍(ProtoTech�)과 의료기기 개발 회사인 에이엠티(AMT�)와 공동 연구 개발한 내시경 캡은 식도와 위장 등 각 장기에 적합하고 병변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내시경 끝에 끼워서 시야 확보와 시술을 돕는 내시경 캡은 환자병변이나 위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현재까지는 획일적인 모델만 생산해 왔다.
기존 제품의 시야가 좁아지는 단점과 식도병변이나 병변 위치에 따라 접근이 원활하지 못한 단점 등을 보완한 다양한 크기와 모양, 기능을 갖춘 캡을 3D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것이다. 특히 식도 병변은 기존의 내시경 캡을 사용할 경우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해 양 옆을 절개한 캡을 만들었다. 그 동안 부속기구를 만들 때 금형제작 등으로 초기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던 단점도 쉽게 해결했다.
조주영 교수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인체구조와 병변에 따른 기구를 맞춤 제작해 시술과 치료에 적용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협착부위에 삽입하는 스텐트나 다른 장치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3D프린터는 설계도에 따라 단면을 만들고 종이보다 얇은 0.01~0.08㎜ 굵기의 층을 1만개 이상 겹겹이 쌓아 조형물을 구성한다. 기존 이용되었던 자동차, 항공, 우주, 방위산업,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이식용 디바이스나 보조기, 인공관절 등 의료부분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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