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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대원’ 추신수, 알링턴 왼쪽을 지켜라
입력 2013-12-30 07:59  | 수정 2013-12-30 08:26
추신수가 좌익수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됐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로운 ‘순찰대원이 된 추신수(31)에게 새로운 임무가 생겼다. 익숙했던 우측에서 가운데로 이동했던 올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의 왼쪽을 지켜야 한다.
앞서 28일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이 위치한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진행된 입단식에서 론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를 1번 좌익수로 기용할 방침을 밝혔다. 여러모로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다.
추신수는 통산 외야수로 나선 809경기 중 우익수로 가장 많은 558경기, 중견수로는 160경기, 좌익수로는 61경기에 출전했다. 수비이닝으로 따져도 우익수로 5067⅓이닝, 중견수로는 160경기 1416이닝을 책임졌는데, 좌익수는 542⅓이닝 만을 소화했다. 추신수를 향한 시선에서 공격의 의문부호는 없다. 상대적으로 가장 경험이 적은 좌익수 수비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신시내티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이동할 당시의 의문부호에 비해서는 기대감도 많은 편이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10개팀을 꼽으며 텍사스의 수비력을 5위에 올렸다. 좌익수 추신수에 대해서는 ‘추신수는 중견수로 평균 이하였지만 좌익수로는 다르다. 송구 능력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추신수가 일반적으로 중견수에 비해서 수비 범위가 좁은 좌익수로서 나설경우, 강한 어깨의 장점을 살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추신수는 세이버메트릭션의 수비지표와 전문가들의 평가면에서 특히 수비 범위면에서 최근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통산 기록만큼은 코너 외야수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의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 닷컴에 따르면 추신수는 수비율과 토털존(Total Zone in runs above average), UZR(Ultimate Zone Rating)로 살펴봤을 경우 최근 2년간 수비 성적이 좋지 않았을 뿐 이전까지는 준수한 편에 속했다.
수비율은 야수의 수비 성적을 나타내는 백분율로 10할에 가까워질수록 좋고, 토털존은 수비 범위와 안정감을 나타내는 것인데 양수일수록 좋고 음수일수록 나쁘다. UZR은 야수가 자신의 능력을 통해 실점을 줄이는데 기여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비 지표로 역시 양수일수록 수비가 좋은 것이다.

모두 공신력 있게 사용된 수비지표인데 추신수는 해당지표에서 우익수로는 통산 수비율 9할8푼5리, 토털존 수치는 3을 기록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기대치까지 더해져,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에 지적이 나온것은 2년전부터다. 토털존의 측면에서는 늘 꽤 높은 양수 이상을 기록, 수비에서 넓은 범위를 자랑하면서 안정감있게 인플레이된 타구를 처리했던 추신수가 2011년부터 수비력이 떨어진 측면이다. 2009년 +9와, +3을 기록했던 토털존이 2012년 -12로 떨어졌다.
올해도 중견수로 뛴 경기서 추신수는 4개의 실책을 저질러 규정타석을 채운 중견수 중 13위에 해당하는 9할8푼9리의 수비율을 기록했다. 대체선수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를 뜻하는 DWAR이 -1.8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그치는 등, 수비면에서 많은 약점을 보였다.
특히 최근 가장 각광받는 수비 지표인 UZR을 150경기로 환산한 수치인 UZR/150으로 수비력을 살펴보면 중견수는 -16, 우익수는 -2.5를 기록했다. 중견수로는 리그 최하 수준이었지만 우익수로는 평균정도였다. UZR에서도 지난해 우익수로 -15.8을 기록했고, 올해는 중견수로 -16을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우익수로의 기록이 매우 나빴을 뿐 코너외야수의 기록은 통산 기록은 준수한 편이다. 특히 좌익수로는 +13.7의 매우 좋은 UZR/150을 기록하고 있다. 출장 경기수는 많지 않았지만 좌익수로는 매우 넓은 범위에서 안정감을 보였다는 뜻이다.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것도 과거 추신수가 코너 외야수로 보였던 모습에 대한 기대치로 보인다.
단 UZR의 경우는 한 두 시즌의 결과만을 보고는 일희일비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객관적인 자료로 쓰이기에는 2012, 2013 시즌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표본이나, 통산 경기수가 61경기에 불과한 좌익수로의 표본 모두 매우 적기는 마찬가지다. 추신수의 코너 외야수비 역시 미리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제 왼쪽이라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수비 임무를 맡게 됐다. 텍사스의 레인저스 볼파크는 왼쪽 길이 101m, 중앙 길이 122m, 오른쪽 길이 99m의 구장이다. 좌측과 우측의 코너는 넓지 않은편으로 펜스 높이는 2.4~4.3m다.
외야에 ‘제트 기류가 형성되는 것이 특징. 어지간한 외야 플라이는 홈런이 된다. 하지만 2층 관중석 공사로 이런 특징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바람도 강해 변수가 있고 천연자디인 그라운드에서는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난다.
많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추신수의 좌익수 포지션 변경은 긍정적인 기대감이 많다. 넓은 수비 범위의 기존 텍사스의 중견수 레오니스 마틴이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환경까지 감안하면, 추신수의 새로운 임무는 해피엔딩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추신수 역시 포지션 변경에 대해 지난 시즌 중견수를 보면서 큰 변화를 잘 소화해냈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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