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360 간다더니…2060 턱걸이
입력 2013-12-29 18:10  | 수정 2013-12-29 22:08
◆ 아듀! 2013 증시 / 증권사 주식전망은 '뻥튀기' ◆
올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주요 증권사들 전망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상반기 10조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도, 일본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저와 수출주 타격,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 등 대외변수를 적시에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13년 전망'을 공식적으로 제출한 7곳 증권사들의 상단(최고치) 예상치와 실제 코스피를 비교하면 격차가 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고점을 2360까지 전망해 비교 대상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3%가 넘는 경제성장률 △강력한 새 정부 부활 △유동성 지속 △경기 반등 등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는 기록적인 44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로 인해 2년6개월여 만에 2059.58(10월 30일)에 도달했지만 2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 예상치와 비교해 300포인트 차이가 난다.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도 코스피 고점을 각각 2250과 2340으로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월 중순 코스피 고점을 2500으로 수정 전망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하단 전망도 현실보다 '장밋빛'이 대세였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하단 평균 전망은 1882였지만, 코스피는 1780.63(6월 25일)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하이투자증권은 코스피 상단 2280으로 다른 증권사들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증권사 연구원들의 2013년 기업 이익 전망이 다소 부풀려졌다고 평가하고, 이익 컨센서스 평균보다 높은 전망은 제거한 후 평균치를 다시 산출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 연구원 중 기업에 대한 이익 전망을 가장 높게 전망한 수치만으로 2013년 이익을 전망하면 2012년 대비 무려 45% 증가한 17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식에 벗어난 숫자들이 많아 보수적 전망에 무게를 두는 것이 옳다고 봤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2013년 증시를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상저하고'로 반대 양상을 보인 것은 크게 뼈아팠다. 상반기 뱅가드 펀드 환매와 엔저 등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권사들은 상반기 내내 코스피가 단기적인 조정을 받는 것일 뿐 조만간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뱅가드 영향과 아베노믹스 효과가 생각보다 큰 충격을 줬다"고 자평했다.
또한 하반기 코스피는 미국의 경기 과열로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하락장을 예상했지만 미국 경기 회복 지표가 연말이 돼서야 나타났고 갈 곳을 잃은 외국인들은 하반기 저평가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주식시장도 이에 맞춰 변하고 있는데 증권사들이 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며 "큰 그림을 읽지 못하고 나무를 보는 데만 급급하다가 1년이 지나갔다"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주가 전망은 여전히 강력한 낙관론이 대세다. 9개 증권사들의 평균 코스피 전망은 2080으로 올해 전망(2120)에 비해 4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다만 코스피 상단 평균은 2300으로 올해와 비슷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미국 등 선진국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경기도 회복되면서 코스피가 최대 24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은 아이엠투자증권으로 코스피 밴드가 1810~226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가윤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