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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12월’ 넥센, 투타 균형 맞춰 `승리의 맛` 살린다
입력 2013-12-29 11:31  | 수정 2013-12-29 12:13
넥센은 철저한 시스템을 통해 투타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투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확실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넥센은 올해 시즌 3위를 기록, 구단 창단 이후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즐비한 강타자들이 상대를 쉴새없는 장타를 휘몰아쳤고 이를 주목한 시각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시즌의 우승후보로 넥센을 낙점하는 의견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점은 있었다. 고질적인 타고투저 현상이었다. ‘한증막 타선이라는 별칭을 얻은 넥센은 쉴 틈 없이 상대 투수를 압박했다. 그의 중심에는 박병호(37홈런)가 있었고 강정호(22홈런), 이성열(18홈런), 김민성(15홈런)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125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마운드는 부실했다. 넥센의 허리에는 한현희가 있었고 손승락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선발투수진은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날이 길어졌다.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 헤켄이 이전 시즌에 비해 부진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섰던 강윤구와 김영민 마저 무너졌다. '핵잠수함' 김병현은 어느 순간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즌 중반 문성현과 오재영이 9승을 합작하며 기대를 걸게 했으나 오랜 이닝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풀어야할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시즌 중 준비시켰던 투수들이 2군에 올라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염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한 시즌을 치를 투수진을 준비시켰다. 그러나 구상과는 달리 시즌 중에도 투수들의 구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에 마운드에 올리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독기를 품은 넥센은 철저하게 마운드 다지기에 나섰다. 염 감독은 올해 1군에 오르지 못했던 투수들을 지난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 전원 투입시켰다. 집중훈련을 거듭한 결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금민철을 비롯해 장시환, 김대우, 배힘찬, 조상우 등이 염 감독의 전략노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같은 시간 강윤구는 목동구장에 나가 기초체력을 다지며 내년 선발 복귀를 노렸다.

훈련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상했다. 넥센은 지난 6일부터 19일 간 일본 돗토리에서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송신영, 박성훈, 배힘찬, 금민철, 문성현, 한현희 등 내년 시즌을 이끌 투수들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투수들에게 집중한다고 해서 야수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재활훈련을 먼저 경험한 송신영이 야수들도 합류시킬 것을 제안했다. 선수들에게 적극 투자할 것을 약속한 구단과 염 감독, 코칭 스태프는 이를 받아들여 이택근과 서건창을 재활훈련자 명단에 추가시켰다. 이들 8명의 선수들은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춰 특수 제작된 기구를 이용해 재활과 동시에 회복훈련에 중점을 뒀다. 국내에 남아있던 선수들 역시 목동과 강진에 모여 개인훈련을 지속한 것은 물론이다.
넥센은 올 해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함으로서 승리의 단맛을 알았다. 이제 그 맛을 요리하는 비법을 연구하는 단계에 돌입 중이다. 투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도하는 체계적인 훈련이 그 일환으로 이같은 연구가 내년시즌의 도약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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