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두산 새 외인 볼스테드는 어떤 투수?
입력 2013-12-28 15:44  | 수정 2013-12-28 16:07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우완 크리스 볼스테드(27)는 어떤 투수일까. 207cm의 장신의 이점을 내세운 전형적인 땅볼유도형 싱커볼러다.
두산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외국인 투수 볼스테드 영입을 발표했다. 볼스테드는 메이저리그 통산 35승을 기록했으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시즌을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올해는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트리플 A팀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207cm에 달하는 신장. 207cm는 같은 팀내 투수 장민익과 함께 현재로서는 프로야구 최장신의 신장이다.
▲ 천장에서 떨어지는 싱커
언뜻 볼스테드는 203cm의 큰 신장에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연상된다. 하지만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니퍼트는 높은 타점의 직구, 탄탄한 바깥쪽 제구력,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두루 활용하는 클래식 선발투수 유형이라면 볼스테드는 주무기가 싱킹패스트볼인 싱커볼러다.
미국의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볼스테드의 평균 포심 구속은 91마일(145.6km)이 나왔고, 싱커는 91.6마일(146.6km)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올해 나이가 만으로 27세에 불과하고 데뷔 초보다 구속이 오히려 미세하게 늘었다는 점에서 내년도 역시 비슷한 구속이 예상된다. 표본은 적지만 올해 6경기 등판한 메이저리그 구속도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데뷔 초기였던 2008년과 2009년 볼스테드의 패스트볼은 포심으로 분류됐다. 2008년에는 포심을 64.2%, 커브를 23.1%, 체인지업을 8.4%, 슬라이더 2.2%를 던졌고, 싱커는 단 1.1%였다. 실질적인 선발 풀타임 첫해였던 2009년에도 포심 60.8%, 커브 19%, 체인지업 15.9%, 슬라이더 0.2%, 투심 3.8%로 집계됐다. 특히 슬라이더 비중이 낮은 포심-커브-체인지업 조합의 투수였던 것.
하지만 구질이 포심으로 분류됐을 뿐 실제로는 변화가 심한 투심패스트볼로 변화가 많은 유형의 공을 던졌다. 데뷔 초기 스카우팅 리포트에도 볼스테드의 패스트볼은 싱킹성 패스트볼로 분류됐다.
2010년부터는 볼스테드의 레퍼토리는 포심 9.6%, 싱커 52.3%, 커브 10.9%, 체인지업 19.7%, 슬라이더 6.7%로 확 바뀌었다. 슬라이더가 2009년 대비 0.2%에서 6.7%로 늘어났고 포심의 대부분이 싱커로 분류된 것이 인상적이다. 이후 볼스테드는 매년 45%내외의 싱커의 비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데뷔 초 거의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의 비율이 지난해 23.7%까지 올라온 것이 인상적. 통산 뜬공/땅볼 비율은 1.62로 정상급의 수치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땅볼유도형 투수인 셈이다.
정리하면 볼스테드는 싱커를 주무기로 포심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면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구사하는 유형의 장신의 우완투수다.
▲ 높은 피안타율...최근 기량은 하락세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통산 5.65의 9이닝 당 탈삼진 비율을 기록했고, 9이닝 당 3.17개의 볼넷을 내줬다. 삼진/볼넷 비율은 1.78로 볼넷이 그리 많지 않지만 삼진도 많은 편은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높은 피안타율이다. 볼스테드는 통산 2할7푼6리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인데, 그가 싱커볼러인데다 삼진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높은 피안타율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012년 시카고 컵스에서 2할9푼7리, 올해 콜로라도 트리플A 에서 피안타율 3할3리를 기록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볼스테드의 초기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제구력은 좋은 투수이지만, 스트라이크를 지나치게 많이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이 단점으로 꼽혔다. 볼스테드의 높은 피안타율은 이것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볼스테드의 공이 점점 더 쉽게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출장이 6경기 그쳤던 올해 성적 대신 지난해 성적과 2008년 성적을 비교하면 그 점은 두드러진다. 타자들의 스윙 비율은 43.4%에서 44.8%, 컨택트 비율은 84%에서 85.3%로 늘어났다. 타자들이 볼스테드의 공에 더 많이 배트를 휘두르고, 더 자주 방망이에 맞췄다는 뜻이다. 구속과는 별개로 볼 끝의 움직임이나 경쟁력 면에서 위기가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트리플A 출장 경기가 단 3경기였던 볼스테드는 지난해 12경기, 올해 23경기를 트리플A에서 소화하는 등, 메이저리그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서 3승12패 평균자책점 6.31, 마이너리그서 3승5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하고 방출당했다.
올해 콜로라도 산하 트리플 A팀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58로 다소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인 FIP는 평균자책점보다 높은 4.61을 기록했다. 수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실제 투구내용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확률이 높은 싱커볼러임에도 오히려 평균자책점보다 더 높은 FIP를 기록했다는 점은 좋지 않다. 볼스테드는 올해 메이저리그서는 6경기 모두 구원투수로 나서 평균자책점 10.80의 부진한 성적을 냈고, 선발로는 등판하지 못했다.
특히 뚜렷한 구속저하가 없음에도 최근 성적이 하락세라는 점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싱커볼러는 구속만큼이나 볼 끝의 움직임과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볼스테드가 전성기에 비해서 어느정도 근접한 싱커를 던질 수 있느냐도 중요할 전망이다.
[on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