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형보다 아우` 우선주 전성시대
입력 2013-12-27 16:00  | 수정 2013-12-27 19:37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주는 우선주가 가치주 펀드와 헤지 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사랑을 받으면서 주식시장 스타로 떠올랐다.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데다 저금리까지 지속되면서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배당을 많이 주는 우선주 투자 비중을 높인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수익률도 높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영밸류우선주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A'는 연초 이후 29.99%의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우선주 편입 비중이 순자산의 5%를 넘는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ClassC'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C형' 등도 올해 들어 10% 넘는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0.38%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당 펀드가 아닌 일반 국내주식형 펀드들도 우선주 편입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헤지 펀드들도 우선주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
우선주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배당을 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번거로운 절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우선주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만큼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할인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이상으로 가치가 떨어진 우선주를 매입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주가도 많이 올랐고 기관투자가들이 보유 기업 주식에 대해 일일이 의결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우선주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산운용사, 보험, 은행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한 기업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시 찬반 여부는 물론 그 사유까지 공시해야 하는데 법 개정이 오히려 우선주 선호도를 높인 것.
펀드들의 우선주 사랑 덕분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우선주가 속출하는 등 올해 주식시장은 우선주 전성시대였다. 기관투자가들이 펀드에 가장 많이 편입한 현대자동차 우선주는 올해 들어 주가가 69.86%나 급등했다. 반면 보통주는 11.7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들어 우선주는 20.91% 오른 반면 보통주는 10.22% 하락했다. 이 밖에도 펀드매니저들이 많이 사들인 CJ 삼성물산 삼성전기 대림산업 우선주 등도 올해 들어 주가가 큰폭으로 올라 '형(보통주)보다 나은 아우(우선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우선주 주가가 상승해 우선주와 보통주 괴리율이 줄어들면 추가 상승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우선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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