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장주영 기자의 느낌 아는 여행] 전문가가 추천하는 해 뜨고 지는 명소 7
입력 2013-12-26 18:29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인 요즘. 매일 뜨고 지는 해를 바라보는 마음은 서로 다를 것이다. 2013년 계사년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쉬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2014년 갑오년의 해가 빨리 떠올랐으면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

그래서일까. 연말연시가 되면 어느 때보다 유난히 지는 해와 뜨는 해를 보기 위해 전국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를 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당연히 명소로 꼽힌 곳은 서로 좀 더 좋은 자리에서 해를 보기 위해 쟁탈전이 벌어질 만큼 붉게 타오르는 태양 이상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하지만 어디를 가겠다는 마음만 정하고 목적지를 고민 중인 이들이 아직 많다. 바로 그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손길 아닐까. 한국관광공사와 경기관광공사, 그리고 공항철도 등 여행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일몰과 일출의 명소를 추천 받았다.

올해는 철도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인해 이미 주요 일몰 일출 명소로 가는 열차가 매진 소식을 알려오고 있어 도로 위 전쟁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교통체증을 벗어나 아름다운 해넘이 그리고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 신흥 서해 일몰의 명소 탄도항 = 탄도항은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서해 일몰의 명소중 한 곳이다. 그 빛이 더욱 선명해지는 겨울에는 일몰 때 마다 감동적인 장면을 담아내려는 수많은 사진가들로 북적인다. 일몰사진을 남기기 좋은 지점은 안산시 어촌박물관 앞의 바닷가로 넓게 드러난 갯벌과 세 개의 커다란 풍력발전기, 누에섬과 등대전망대 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물장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일몰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들어난 바닷길을 따라 맞은편 누에섬까지 걷는 것이 좋다. 겨울 갯벌의 모습을 담으며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지나 도착한 누에섬의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장엄한 서해의 일몰을 바다 한가운데에서 마주하며 스스로 일몰의 한 부분이 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짧은 일몰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하늘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일몰 후 약 30분 가량의 매직아워에 멀리 반짝이는 제부도의 야경을 담거나 인근 음식점의 따뜻한 바지락칼국수로 언 몸을 녹이는 것도 좋다.



◆ 국토의 정서쪽에 있는 일몰 명소 정서진 =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국토의 정서쪽에 있어 정서진이라 불리는 이곳은 영종대교 인근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 위치해 있다. 정서진은 영종도 주변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 잘 조망되어 일몰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약돌을 형상화한 조형물 노을종 속으로 지는 해넘이가 압권으로, 해넘이 시간에 맞춰 감미로운 음악이 노을종에서 흘러나와 운치를 더한다. 이곳 정서진에서 계사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4시 40분부터 8시 20분까지 정서진 해넘이 및 불꽃축제가 열린다. 풍물패와 대북공연을 시작으로 해넘이 카운트다운, 풍등 올리기, 노을종 퍼포먼스, 뮤직불꽃쇼 등이 펼쳐진다. 아울러 정서진에는 퇴역한 해양경비함 1002함을 리모델링해서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어 무료 개방하고 있는 함상공원과 주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라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 명불허전의 해넘이 명소 궁평항 = 일몰여행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화성시 궁평항 아닐까. 화성 8경 중 으뜸이라는 궁평낙조를 보기 위한 관광객으로 일몰 시간이 되면, 특히 연말연시 때 해넘이 시간이 되면 궁평항은 늘 붐빈다. 낙조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위치는 방조제 끝에 설치한 바다 위 낚시터인 피싱피어다. 한적하게 정박한 어선과 날아오르는 갈매기와 함께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감동적인 낙조를 바다 한가운데에서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피싱피어 끝의 난간에 기대어 붉은 낙조를 함께 바라보는 연인의 뒷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주차장 앞 궁평항 수산물직판장에서는 제철을 맞아 기름진 방어와 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 도시를 품은 희망찬 일출, 대구 앞산 = 대구 남구와 수성구, 달서구에 걸쳐 있는 앞산은 도심 해맞이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산 정상까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며, 눈이 내리면 좀 더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 일출 감상 후 출출한 속은 앞산 맛둘레길에서 해결한다. 앞산순환도로 주변에 선짓국 집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근처 약령시도 볼만하다. 남성로 일대에 약재상이 밀집해 있으며,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도 들렀다 가면 좋다. 약전 골목 인근에 난 샛길(진골목)로 빠지면 근대 분위기에 젖을 수 있다. 약령시에서 멀지 않은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손꼽히는 상설 재래시장이다. 호떡 떡볶이 만두 칼국수 등 명물 먹거리가 가득하다. 앞산으로 가는 길목에 형성된 안지랑 곱창거리와 앞산 카페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 골목이다.



◆ 한강과 마천루 너머 뜨거운 해돋이, 서울 선유도 = 새해 일출 감상을 위해 꼭 높은 산에 오르거나 동해를 마주할 필요는 없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은 한강과 도심 마천루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과 연결 동선이 편리해서 노약자, 장애인도 한마음이 되어 새해 일출을 즐기는 게 가능하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는 주요 해돋이 감상 포인트로, 한겨울 이곳에 서면 양화대교 너머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지금 이 시기의 섬 주변은 겨울 철새가 날아드는 것은 물론, 눈이 내린 뒤에는 설국을 볼 수 있어 분위기가 고조된다. 또 예부터 수려한 풍광으로 유명한 선유도는 채석장, 정수 공장 등 질곡의 사연을 지닌 것을 잘 살려 현재는 재활용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곳이다. 근처에 절두산순교성지와 또 다른 일출 명소인 하늘공원을 가보는 것도 좋다.



◆ 도심에서도 멋진 일출이 가능한 곳, 대전 보문산 =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동행한다면 경부선 대전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일출 감상은 물론 멋진 전망까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전 보문산으로 가보는 것도 제격이다. 보문산성 장대루에 오르면 뒤쪽으로 대전 시가지가, 앞으로는 식장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는 식장산 쪽에서 떠오른다. 보문산 입구에서 중턱의 야외음악당까지는 포장도로라서 차량 접근도 가능하다. 등산로는 야외음악당부터 시작되는데, 보문산성까지 30~40분이 걸린다. 대전의 명물인 칼국수와 성심당 튀김소보로빵도 맛거리 중 하나. 스카이로드의 LED 영상 쇼, 대전 오-월드, 뿌리공원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 유달산 일출과 목포 5味 = 유달산에 오르면 항구도시 목포의 전경이 진경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유달산 정상 일등바위에 서면 서남쪽으로는 바다가, 동북쪽으로는 도시의 풍광이 보기 좋게 대비된다. 30~40분이면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다도해와 항구, 도시의 풍광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도 인상적이다. 더구나 겨울이면 월출산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목포를 감싸듯 길게 이어진 고하도와 용오름길, 옛 모습으로 복원된 삼학도에 들어선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달리도 갯벌에서 발굴된 달리도선이 전시된 해양유물전시관과 압해대교 건설 도중 발견된 공룡 알 화석이 전시된 목포자연사박물관 등 유달산에서 내려다보이는 곳곳이 아름다운 여행지다. 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 갈치조림 등 목포 5미(味)까지 곁들이면 오감이 만족스러운 목포 여행이 된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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