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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변수’, 터줏대감 외인 플레이어가 사라진다
입력 2013-12-26 06:01 
이미 떠난 에닝요와 라돈치치에 이어 데얀 몰리나 아디 케빈 등 굵직한 외국인 플레이어들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판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14년 K리그의 외국인 플레이어 판도가 최근 수년간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도록 K리그를 쥐락펴락했던 터줏대감들이 K리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어 변화는 불가피하다.
이미 지난 시즌 중반부터 변화는 시작됐다. 한동안 ‘귀화논쟁까지 일으켰던 2명의 거물급 외인 플레이어가 K리그를 떠났다. 먼저 ‘녹색 독수리 에닝요다.
에닝요의 K리그와의 인연은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첫 인연은 실패였다. 수원에 입단한 에닝요는 대부분 교체를 전전하면서 2골2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2007년 대구에 입단하면서는 전혀 달라졌다. 대구에서 2시즌 동안 21골16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에닝요는 최강희 감독의 눈에 띄어 2009년 전북으로 이적했다. 그해 에닝요는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1년 우승 때도 에닝요는 함께였다. ‘녹색 독수리란 애칭은 달리 나온 것이 아니다.
뛰어난 기량과 한국과 K리그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진지하게 귀화논란이 일었던 에닝요는 올 시즌 여름 중국 장춘 야타이로 떠나면서 길었던 K리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에닝요와 비슷한 케이스가 라돈치치다. K리그에서 뛴 기간은 에닝요보다도 길다.
2004년 인천에 입단한 라돈치치는 5시즌을 뛴 뒤 2009년부터 성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성남에서 3시즌을 소화한 뒤 2012년 수원의 부름을 받고 푸른 날개를 달았다. 한해가 멀다하고 교체되는 K리그의 외국인 선수 풍토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장수 용병이었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무려 238경기 68골24도움이다. 하지만 라돈치치도 올 여름 J리그 시미즈S펄스로 떠났다. 라돈치치 역시 에닝요처럼 귀화 이야기가 분분했던 사랑받는 외국인 선수였다.
친근했던 이들이 떠나면서 허전해진 외국인 판도는 내년 더더욱 달라질 공산이 크다. FC서울의 최강 트리오가 팀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몰리션이라 불리는 데얀과 몰리나, 한국인보다 더 성실한 외국인 플레이어 아디가 그 주인공이다.

데얀의 이적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벌써부터 중국에서는 장쑤 세인티와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구단 측도 많은 곳에서 오퍼가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말로 흐름을 부정하진 않고 있다. 조건이 맞는다면 몰리나 역시 판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게 된다면, K리그 최강의 외국인 듀오라 불리던 데몰리션의 해체는 불가피하다.
2007년 인천에 입단한 뒤 2008년부터 서울에서 뛴 데얀은 득점왕 3연패를 비롯해 7시즌 동안 141골을 터뜨린 극강의 골잡이다. 2009년 성남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몰리나 역시 2011년부터 서울로 이적, 최고의 도우미로 맹활약했다. 5시즌 동안 59골55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5시즌 동안 K리그 득점랭킹과 도움랭킹에 데얀과 몰리나의 이름이 빠진 적 없으니, 허전함은 불가피하다.
아디 역시 서울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분분하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해 8시즌동안 264경기를 소화한 아디는 어지간한 토종 선수들보다도 FC서울 팬들의 사랑을 받는 외국인 선수다. 최용수 감독은 자유분방한 브라질 출신의 수비수가 K리그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 그만큼 성실하다는 뜻”이라는 말로 아디의 가치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1976년생이라는 나이가 부담이고, 서울도 이적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듯 가깝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K리그에서 뛰었던 A급 외국인 플레이어들이 떠나면서 전혀 다른 판도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벨기에산 와플 폭격기 케빈(전북) 역시 중국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적시장에 능통한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케빈 역시 전북을 떠난다는 계획이다.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던 외국인 플레이어들이 K리그와의 이별했거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K리그의 외국인 판도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는, 전체적인 리그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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