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매매 거래절벽 6개월만에 재현되나
입력 2013-12-25 17:22 
"그나마 올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시장이 근근이 버텼는데 내년부턴 세제 혜택이 다 사라지니 깜깜하네요."(서울 잠실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
"취득세야 집값의 1~3%밖에 안되잖아요. 양도세 중과 부활이 더 큰 문제죠. 양도세 때문에 거래가 뚝 끊길 수 있습니다."(분당 서현동 P공인중개소 관계자)
취득세 한시 감면 종료 이후 경험했던 올해 7월의 주택 매매 '거래절벽'이 6개월 만에 재현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줄 때만 거래가 급증하다 혜택이 사라지면 거래도 끊기는 현상이 계속 반복되는 셈이다.
실제 올해 6월에는 취득세 한시 감면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폭증하면서 전달보다 32% 늘어난 9035건이나 거래됐다. 반면 세제 혜택이 종료된 7월에는 거래량이 1912건으로 급감하는 거래절벽을 경험한 바 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868건(24일 기준)으로 전달보다 26%, 전년 동월보다 29% 각각 감소했다. 일반적이라면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막달 효과'를 기대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거래절벽이 이미 12월부터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세제 혜택이 끝나면 내년 초 주택 거래가 크게 줄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취득세율이 영구 인하되면서 시장 관망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말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 내년 초 거래절벽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60%를 세금으로 물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내년 부활하는 것도 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09년 이후 중과 유예를 당연시해 왔기 때문에 실제 부활한다면 시장 충격이 클 전망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을 팔려고 내놨던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방배동 그랑씨엘부동산 이성진 공인중개사는 "장기 보유한 주택을 팔려고 내놨던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활을 염려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부활하면) 강남권 매매 물건이 귀해지면서 전세금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 1%대 이자 '로또 모기지'라고 불리는 공유형 모기지와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 이 두 가지가 내년 부동산 시장의 유일한 호재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올해보다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 주택 거래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공유형 모기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등이 거래 유도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거래절벽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일회성 세제 혜택이 오히려 시장 내성만 키우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사라져야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재만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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