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00년 된 소나무와 이별…'재선충' 때문에
입력 2013-12-24 20:02 
【 앵커멘트 】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제주 산방굴사 소나무도 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하고 말라죽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오늘(24일) 산신제를 열어 작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KCTV제주방송 김형준 기잡니다.


【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굴사.


영주십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산방굴사입니다.

특히 산방굴사 입구 아름드리 소나무는 그 수령을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다만, 지금부터 311년 전, 새로 부임한 제주목사 이 형상이 제주 섬을 돌며 그린 탐라순력도에도 등장해 600년 정도의 수령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형준 / KCTV 기자
- "수백 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산방굴사 소나무입니다. 제주 전역으로 확산된 소나무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사된 나무를 베어낼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산방산과 마을의 상징이었던 이 소나무가 마을주민들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방굴사 입구에서 나무에 깃든 신을 달래는
산신 고유제가 열렸습니다.

정성껏 제를 올려 그동안 마을을 지켜준 감사함을 전합니다.

(현장음) "신령스러운 기운이 산방산과 더불어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더불어 이 땅의 어리석은 백성들의 무지함을…"

마지막 의식절차인 벌채.

소형도끼가 내리 나무에 박히자 지켜보는 사람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강창권 / 제주 서귀포시
-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담아야 할 그런 신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인터뷰 : 채선희 / 서울시
- "미리 손을 쓸 수 없었는지 과학이 발달했는데 방법이 없을까 아쉽습니다."

서귀포시는 앞으로 일정을 잡아 나무를 완전히 베어내고 베어낸 나무는 주민들의 결정에 따라 조각상을 만들어 산방굴사 입구에 세우기로 했습니다.

KCTV뉴스 김형준입니다.
영상취재 : 고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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