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남銀 매각…최고가 쓴 BS금융 지역정서 넘을까
입력 2013-12-24 17:16  | 수정 2013-12-24 19:29
BS금융지주가 지난 23일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최고가를 써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떠오른 가운데 경은사랑컨소시엄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 지역 상공인들 중심으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는 경은사랑컨소시엄에도 2000억원 이상 투자하며 주도하고 있다.
일단 가격 측면에서 BS금융이 경은사랑컨소시엄을 크게 앞섰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나 지역 정서 반발, 자금동원력 등을 입증해야 최종적인 인수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경남은행 인수추진위는 긴급성명서를 통해 전날 BS금융이 인수제안서에 포함한 내용들을 일부 공개하며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논란이 된 건 BS금융이 제시한 인수가(1조 1000억원 안팎)였다. BS금융 측은 "합리적으로 판단한 적정 인수가"라고 주장했지만, 인수추진위는 "무리한 가격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져 지방은행 2곳이 모두 동반 부실화할 것"이라 받아쳤다.

다만 금융당국은 오는 26일 예정된 인수자 프레젠테이션에서 BS금융이 명확한 자금조달계획 등을 밝히면 크게 문제 삼지 않을 방침이다.
지분 매각 부분도 해석이 엇갈린다. BS금융은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두기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 30%를 제외한 나머지 약 27%를 '지역 환원' 차원에서 경남 지역 상공인들에게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추진위는 "은행을 인수한 뒤 투자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속내"라고 꼬집었다.
BS금융이 바젤Ⅲ 건전성 규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증자를 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BS금융의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5.50%) 외에 롯데그룹 계열(13.59%)이 있다. 롯데그룹 계열 중에서는 롯데제과(2.86%), 롯데쇼핑(2.72%) 등의 지분이 큰 편이다.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고 일부 대주주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주요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BS금융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여러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중복 점포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반발을 살 가능성도 있다. BS금융 측 '점포 구조조정 최소화'와 '경남은행 직원 연봉 부산은행 수준으로 인상' 제안에 대해서도 추진위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BS금융 관계자는 "구조조정해야 할 중복 점포 수는 9개에 불과하다"며 "구조조정 인원 수는 최대 90명 정도고, 이는 부산은행 채용 인원을 줄여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진위는 "겹치는 점포 수는 대략 30~40개에 달한다"며 "이를 부산은행 점포로만 구조조정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못 박았다.
'투 뱅크(Two Bank)' 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를 놓고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는 "경남ㆍ울산과 부산은 동일 경제권이 아니다"며 "경쟁을 운운하며 투 뱅크를 유지한다는 건 결국 경남은행을 흡수ㆍ합병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박용범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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