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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야 사는 LG, 2014 첫 관문 ‘8㎞의 압박’
입력 2013-12-24 16:04  | 수정 2013-12-24 18:15
올해 초 체력테스트를 받고 있는 LG 트윈스 선수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공포의 8㎞ 장거리 한계를 넘어라!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12월은 달콤한 휴가 기간이다. 비활동 기간 동안 개인훈련은 자율의지에 맡겨진다. 그러나 LG 트윈스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전혀 달콤하지 않은 지옥훈련의 시기다. LG 선수들은 마치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둔 선수들처럼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2014년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거친 몸부림이다.
LG는 내년 1월 초에도 변함없이 체력테스트를 실시한다. 김기태 LG 감독이 부임 첫 해였던 2012년부터 진행한 공포의 코스다. 체력테스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월3일 신년하례식 이후에 진행할 계획이다.
LG의 체력테스트는 대충 넘길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체력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하면 스프링캠프 합류 자격이 박탈된다. 선수들에게는 살벌한 첫 관문이다. 기준도 엄격해 예외가 없다.
올해 초에는 주축 선수들인 이동현과 우규민 등이 낙방했다. 둘은 따뜻한 사이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추운 국내서 훈련을 하다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내년 실시하는 체력테스트의 기준은 더 강력해졌다. 올해 4㎞ 코스였던 달리기 코스가 두 배인 8㎞로 늘었다. 커트라인은 40분.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구장 트랙을 10바퀴가 아닌 20바퀴나 완주해야 하는 난코스다.

LG 선수들은 올 시즌 종료 이후부터 꾸준히 자율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체력테스트가 다가온 12월에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고참 류택현은 잠실구장에서 동호대교까지 20㎞가 넘는 왕복 코스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달리다 강추위 이후에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고 몸을 맡기고 있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베테랑 선수들도 장거리 달리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LG 구단 관계자는 이병규와 박용택은 가족 여행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이진영과 정성훈 등 베테랑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은 트랙을 도는 것은 물론 잠실구장 관중석의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훈련 장소로 만들고 있다. 또 사이판 재활조도 강훈련을 했다는 후문. 특히 올해 낙방했던 이동현과 우규민은 더 많은 땀을 쏟았다.
올해 이적생들도 체력테스트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바짝 긴장한 상태다. 임재철과 김선우는 개인 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임재철은 체력테스트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LG로 와서 첫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테스트다.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며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LG로 이적하면서 독을 품은 김선우도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LG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쾌거를 이뤘다. 그런데도 LG 코칭스태프가 오히려 체력테스트의 강도를 높인 이유는 더 높은 정상 목표를 위한 긴장감과 각오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다.
LG는 오늘도 2014년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린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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